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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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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01. 2021

아우라지 나루터

정선의 아우라지 나루터에 들어가니

복원 작업이 한창이어서 길가에 주차 후 강가로 내려가 강 건너에 매어 있는 나룻배를 한컷 담고 나오려다 작업구간을 지나 강을 건너는 아름다운 다리 있어 가보니 송천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였다.

다리 건너에 주막이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고 있었고 주막 앞을 지나 봄꽃이 예쁜 상큼한 길로 조금 더 들어가니 세월 먹은 소나무 숲에 정선 아라리가 기록된 아우라지 비가 있었다.

비 옆에는 여송정 정자와 정자 앞에 기다림이 배어있는 듯한 애절한 느낌의 처녀상이 있어서 처녀상을 가까이 보려 계단을 내려가니 송천의 징검다리가 정겹게 놓여 있었는데 강 건너 나룻배와 너무도 잘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강가의 처녀상은 강 건너를 바라보며 한양 궁궐 공사에 뗏목 타고 가신 님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다 지쳐 동상이 되도록 부르던 노래가 정선아라리가 되었나 보다.

이곳은  정선 아라리의 발상지로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릿골 올 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이나 싸이지

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살겠다 ~~'라는 노랫말이 아우라지 비에 담겨있는 정선 아리랑이 전해지는 곳이라 한다

처녀상 앞에서 정선 아라리를 읊어 기다리는 님 어서 오시라 마음 담아 보내 바라보는 여송정 옆으로 골지천을 가로지르는 골지천 다리와 송천을 가로지르는 송천 흔들 다리 양쪽을 바라보며 이곳이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 어우러지는 아우라지임을 눈으로 보고 있으려니 이름으로만 이해했던 지리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골지천 다리에 그믐달을 얹고 있는 모습이 애달펐다

강 건너 아우라지 나루터에 아직도 매어있는 빈 나룻배를 바라보며 처녀상이 그리 서러운 것은 그믐이 되도록 만나지 못한 사랑이 너무 아파서인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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