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오는데 봄의 미소 연녹과 이제 피기 시작한 봄꽃들이 여행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안반데기 길 깊숙한 곳은 한적해서 한전의 차들이 줄지어 몇 대 지난 후에는 차가 없어 숲의 빈터에 차를 세우고 향긋한 공기와 살랑이는 바람 그리고 새들의 환영가를 들으며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 후 산길을 잠시 돌아보다가 이제 피기 시작한 두릅 몇 송이를 숲의 선물로 받아 기분 좋게 다시 출발했다.
왕산로를 지나 노추산로에 접어들자 송천의 굽이치듯 흐르는물줄기를 따라 굽이굽이 휘어지기를 거듭하며 연녹과 봄꽃이 어우러진 산수화를 계속 펼쳐 놓았는데
굽이치는 송천 계곡의 물은 맑고 봄 빛의 숲은 여행자를 더없이 행복하게 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보니 길가 표지판에 아우라지가 가까이에 있음을 알려주었고 송천과 골지천이 합해지는 아우라지도 지나며 달리다 보니 오장폭포가 나왔다
오장폭포라 쓰인 돌비 이름표 옆에 차를 세우고 마주하니 오장폭포는 높은 물줄기를 자랑하는 폭포였으나 아마도 언제인가 비바람 몰아칠 때 한쪽 벽이 무너져 폭포 허리를 덮어 버려서 허리가 잘린 모습이 안타까웠다. 허리를 짓누르는 돌무더기를 치워야 폭포가 시원스레 보일 것인데 저 깎아지른 폭포에 올라갈 수 조차도 없을 듯. 아마도 오장폭포의 명성은 글쎄!
안타까운 마음 달래며 다시 노추산로를 천천히 달리다 보니 어느 사이 마음엔 자연이 주는 선물에 행복감이 가득 차 올랐다.
여행을 하다 보면 꾸미고 가꾸지 않은 자연이 내어주는 길을 만났을 때 정말 멋진 길이야 라며 탄성이 나오는 진정한 여행의 드라이브 묘미를 느끼게 되는데 이 노추산로에도 엄지손가락이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