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이 피었다

by 한명화


밤꽃이 피었다

산책 길 산모롱이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예전 어느 날 인가

가평의 숲 길

해맑은 미소 기득 머금고

저 아세요?

이 밤꽃 향기를

여자들이 좋아 한대나요?


사슴 눈을 꼭 닮은

아름다운 사람 있었다

홀로 삶을 외치다

어느 중년 부부가

마주 보고 웃는 그 모습이

하도 탐이나

했다는 결혼은 지옥이었다던


너무 미운 병마와 사투하던 문병 길

선한 간호사 슬픈 눈빛으로

보호자를 보면 환자의 쾌유를 느낀다는

그 한마디는...


반가움에

나뭇가지 팔을 내밀고

사슴 닮은 큰 눈을 낌밖이며

곧 나갈 거라더니

눈가에 잔주름진 미소 지으며

이제 곧 나갈 거라더니


애닮은 미소만 남겨 두고

산등성이 초록집 줄지은 곳에

고운 잔디 지붕이은

작은 집 한 채 지어

아직도 꿈속에 잠자고 있다


밤꽃이 피었다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속에 들려오는 그녀 목소리

저 아세요?

이 밤꽃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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