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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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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10. 2021

선교장 유물 전시관을 보고

선교장 입구 왼쪽 화단가에 추사 김정희 님이 쓴 나무 현판으로 선교장 가는 길 안내판이 서 있어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니 입구 쪽 건물이 유물 전시관이었다

계단을 올라 전시관으로 들어서니 많은 유물들이 유리 진열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어린 시절 보았던 눈에 익은 유물들도 있었고 보지 못했던 유물들도 많이 있었다

일반 평민들도 사용했던 것들과 사대부가에서 사용했던 격조 있는 유물들이 많이 있었다

벽면을 가득 차지한 각 지역의 지도?를 그려 만들어놓은 병풍과 비슷하지만 다른 그림과 글이 있는 병풍이 있었는데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또  왕으로부터 받은 교지가 여러 개 있는데  정교부인에게 내린것과  또 다른 내용도 있고 가선대부를 내린 교지도 있었다

 반가운 것은 명필의 글을 접할 수 있었는데 추사 김정희 님의 서체 액자와 백범 김구 선생의 서체 액자 또 대원군의 서체 액자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글씨체를 보며 혼자서 그분들의 성품을 짐작해 보기도 했다

또 당상관으로 왕을 알현하거나 행사 때 의복의 앞 뒤에 장식했던 화려하게 수를 놓아 만든 천을 보며 그 시절 사대부가에서는 얼마나 화려함을 추구했는지 생각해 보며 일반 백성들의 배고픔을 얼마나 가슴으로 담아냈을까라는 안타까움도 함께 다가왔다

또 여러 종류의 신발들 중 설피가 있었는데 강원도가 시댁이어서 예전 겨울에 설피를 보았기에 반가움도 곁들였다

또 많은 개나리 소반이 있었는데 결혼해서 시가에 가보니 저처럼 개나리 소반이 부엌 선반 위에 많이 있었고 끼니때마다 남자들에게는 각 개인 상차림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부엌에는 늘어서 있는 소반 위에 상을 차리고 또 치울 때는 모두 치워야 해서 여자들은 고생이 아주 많았다

여러 해가 지나 좀 익숙해졌을 때 시댁에 가서 상차림을 하다가 큰 형님께 두레상을 쓰자고 말씀드렸더니 큰일 날 소리라며 그럼 동서가 아버님께 얘기나 해 보라시며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는 듯 웃으셨다

그날 낮에 시아버님께 말씀드렸다 

형님이 끼니때마다 상차림이 힘드시고 또 아버님도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하시면 더 밥맛도 좋으실 거라고 매 끼니를 아버님 방에서 혼자서 식사하시면 밥맛도 없으실 것 같아 이제 두레상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고 말씀드리자 꽤나 당돌하다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아버님은 식구들과 같이 밥을 먹으면 밥맛이 더 좋아진다니 그리 해보자 라셨다

감사합니다 아버님이라고 두세 번 인사를 드리고 이 기쁜 소식을 큰 형님께 전하자 깜짝 놀라시던 형님은 그럼 낮에 동서가 두레상을 차리라며 활짝 웃으셨었다

여기 그 소반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지금은 가셨지만 그날 아버님께서 해주셨던 배려에 감사와 그리움이 함께 다가왔다

특별히 더 깊이 다가왔던 것은 쌈지였는데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요술 주머니 쌈지는 때로는 풀빵 사 먹으라며 동전도 나오고 또 때로는 그곳에서 알사탕도 나오고 할아버지 쌈지 여시면 기대에 부풀었던 꼬맹이 모습도 다가왔다

천천히 유물관을 돌아보며 반가움과 함께 회상에 젖어 보기도 하고 그리움에 슬픈 미소도 지으며 유물 전시관은 나왔다

유물전시관을 나와 잠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대해 또 유물들이 전하는 그 시대를 살았던 선조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 선교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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