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서히 정리?라는 단어를 가까이 세워두고
이제는?이라는 물음 표가 붙는 나의 청춘의 역사를 조심스레 끈어내고 있다
어제는
오랫동안 책상 밑 한 곳에 잠자고 있던 상자를 꺼냈다
발의 복숭아씨에 공이가 박일만큼 시간과 열정을 쏟았던 논문의 밑거름 된 조사 설문 자료가 가득 들어있다
그 많은 설문의 겉장에는 나의 이름과 지도교수의 이름이 바라보며 웃고 있다
어쩔 건데 ㅡ라며
언젠가는 버려야 한다면서도 그 정성과 그 열정 그리고 한 분 한 분 부탁하고 감사해하며 많은 시간을 들여 받았기에 차마 버리지 못한 조사 설문지 ㅡ
하지만 이제는 정리의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또다시 마음 바뀌기 전에 시도해야 했다
겉장을 한 장 한 장 떼어내고 작업 가위로 이름을 자르던 짝꿍이 말한다
팔도 아프고 그리고 이름에 메일 주소만 있으니 그만 힘 빼고 밖에 폐지 자루 깊숙이 묻어두면 그냥 곱게 갈 거라고 ㅡ
그렇다 싶어 팔도 아픈 김에 상자에 담아 한쪽에 두었었다
오늘 새벽
운동길에 폐지? 한 아름 안고 폐지 분리수거 엄청 큰 자루 속에 나의 열정의 역사를 묻어 주었다
시원 섭섭한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며
한쪽 가슴이 저려 온다
하지만 어쩌랴 세월이 가고 있는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