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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께
더도 덜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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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Sep 9. 2021
출근하려던 딸
엄마! 문고리에 뭐가 걸려 있네요
얼른 나가 보니 빨간 작은 쇼핑백이 인사한다
누가?
고마운 마음에 들여와 보니 밭에서 갓 따온 듯한 고추가 빙그레 마음 전한다
누구지?
분명 동네 지인 일터
하지만 잘못 물어보면 서로 민망하니 한참을 생각하다 어쩌면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마음 가득 미소로 채우고 톡을 던진다
'왕 땡큐!
고추 맛있는 매운맛이네
잘 먹을게'
잠시 후 티리링
'녜! 제가 걸어 놓고 왔어요
별거 아니지만
잘도 알아맞추셨네요ㅡㅎ'
같은 동에 사는 이웃이다
고추를 보고 내게 나누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사람 사는 것 별거 있나
고추 한 줌 나눔에도 그 따뜻한 마음에 감사함으로 한 바구니 넘치게 채우는 이 행복함
그래
작은 것에도 마음 담아주는 지인들이 있으니 얼마나 잘 살아온 것인가
남겨진 생의 길에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걸음 내디뎌 보자
작은 것들에도 넘치는 행복으로 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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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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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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