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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작품명ㅡ공존

by 한명화

딱따구리의 작품 전시회

작품명은?ㅡ공존


새벽

어둑한 산행길에

달그림자 밟으며 불곡산 정상을 향한다

헉헉 차오르는 숨 토하며

깔닥고개 지나 잠시 여유 틈도 없이

오름은 계속되고 정상에 올라

큰 숨 들이마시며 쉼도 잠시

서늘한 느낌은 내려감을 재촉한다


천천히 내림이 있는 길에는

산행의 여유와 기쁨 채우는데

길가 나무 전시관에 색다른 작품

감상을 하다 보니 해석도 가지가지

딱따구리 작가는 무얼 만든 걸까?

먹이 잡이 놀이는? 너무 넓어

겨울 다가오니 집 지으려 했었나?

사람들이 다니는 번잡한 길가에?

아니 위치 선정 너무 잘못했구나

나무 둘레가 작아 큰 집은 안 되겠는걸

작품 놀이 한 걸까?그럴듯 한데


딱따구리 고민 후 내린 결정은

그래 작품 하나 남기는 것도 괜찮지

이길 다니는 이들 감상하며

나무 작가 내 이름 기억할 거야

온몸 아프다고 끙끙대던 떡갈나무

딱따구리 푸념 듣다가 어이없다며

퉁명스레 한마디 한다

나는 어쩌고?

그야 너에게 작품을 만들고 전시도 하니

우리 같이 공존하는 것 아니겠어? 라며

딱따구리 아쉬움 두고 떠나며 남기는 말

그래 결정했어

전시회 제목은 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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