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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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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05. 2021

가을이 놀랍다 내장산 백양사

11월 4일

내장산의 백양사에서 절정의 가을을 만났다

우ㅡㅡㅡㅡ와

돌아들어 갈 때는 가을이 떠났나 봐 라고 했는데 백양사 가까이 접어들자 갑자기 놀라운 가을이 내게 들어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을 만나다니

차가 들어가는데 그 길이 너무 아름다워

와ㅡ와ㅡ를 외치며 셔터를 누르고 동영상을 찍는데 가슴이 쿵쾅거린다

단풍과 함께 유난히 아름다운 단청을 자랑하는 일주문을 통과하며 쌍계루를 외치고 들어가는데 수많은 인파가 북적인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데 길을 막는다

더 이상은 금지라고ㅡ

백양사 쌍계루 부근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으며도 너무 아름다운 가을은 발길을 붙잡고 눈길을 붙잡고 ㅡ

쌍계루 앞 들어짐을 뽐내는 연못가에는 절정의 단풍과 쌍계루, 그리고 산 정상의 백학봉을 한컷에 잡아주는 장소가 되어 너도나도 추억 만들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행복한 표정들이다

쌍계루에 올라 내려다보는 경치와 백학봉을 바라보는 가을은 신들의 세상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쌍계루의 옛 선인들의 시를 읽는 짝꿍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 또한 옛 예인의 벗 되어 있는 듯

쌍계루를 내려와 백양사를 살펴보았다

대웅전의 터는 땅의 지세를 볼 줄 모르는 내 눈에도 내장산 백학봉의 보호를 받는 듯했고 대웅전의 불상은 온화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백양사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데 너무 아름다운 가을에 묻혀있어 백양사보다 가을이 더 깊이 들어왔다

가을의 절정!

가을의 절정이란 말은 당연 이곳에 딱 맞는 표현이 아닌까 싶다

백양사의 단풍길을 신선되어 내려오며 쌍계루의 도리에 전시되어 있는  옛 예인의 글 중 고려의 충신 정몽주 님 글을 떠올린다

백암 스님 정몽주에게 시 한수 부탁하자

붓을 들고 생각에 잠긴 그는 이 풍경을 표현할 능력이 없어 부끄럽다며 써 내려간 시는

노을빛 아늑하니 저무는 산이 붉고

달빛이 흘러 돌아 가을 물이 맑구나

오랫동안 인간세상에서 시달렸는데

어느 날 옷을 떨치고 그대와 함께 오르니ㅡ

정몽주 님의 귀한 시를 읽던 짝꿍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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