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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떠나는 가을의 약속

by 한명화

빛나던 가을축제 막이 내리며

샛노란 융단 길을 선물한 은행잎

사락사락 소리 들으며

가을을 보내는 고개 숙인 남자는

가슴이 먹먹한가 보다


하늘도 가을을 보내기로 한다

새찬 비바람 내려 보내

무대 위 무희들에게 호령한다

축제의 막이 내리고 있다며

어서 무대를 떠나라 한다


새벽

어제는 축제의 주인공이었는데

이 새벽 어느 사이 낙엽 되어

긴 밤 차가운 바닥에 떨던 낙엽

슬픈 흐느낌에

빨간 우산 그녀도 같이 슬프다


가을이 떠나고 있다

축제의 막이 내리고 있다

비바람도 재촉하며 어서 가라 한다

그래도

한마디 남기는 가을의 약속

내년 이맘때 꼭 다시 올 거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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