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바람 붓

까만 호수의 부탁

by 한명화

꽥꽥꽥 꽥꽥

깜깜한 새벽

호숫가 가로등도 졸고 있는데

잠자는 호수 깨우는 오리가족

벌써 먹이사냥 나섰나 보다


하기야

부지런해서 나쁠 건 없지만

아직 잠에 빠진 호수

조금만 더 새벽잠 즐기고 싶은데

지난밤 추위에 잠은 잘 잤는지

오늘의 먹이사냥 계획은 어떤지

오리가족 안부인사 바쁘다


호수는 잠에 빠져 눈 비비며

그래도 부드러운 소리로

오리들아!

부탁해도 되겠니?

부지런한 건 좋은데 조금만 더 자자

해님 오시는 걸음소리 아직 멀거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목련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