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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삶의 모습 닮았다

by 한명화

찬바람에 움츠렸던 새벽이 있어

햇살 부름에 나선 개천가 산책 길

찬바람 스치는 박스교 밑 지나다

두 개의 상이한 고드름을 본다


다리 난간에 터 닦고는

밤새워 키 키우며 자랑했는데

햇살에 온 몸 드러내 놓고

행여 몸이 부서져 내릴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슬픈 고드름 눈물

다리 밑 깊숙이 자리 잡고

서늘한 그늘 속 찬 바람에

느긋한 여유로 몸집 불리며

커져라 더 키워라 큰소리치며

보란 듯이 세력가 된 다리 밑 고드름

어떤 이는 좋은 터에 자리 잡고

힘 키워 으스대며 으쓱거리고

어떤 이는 좋은 터라 선택했지만

슬픈 눈물로 두려움에 떨기도 하네

스스로 터 닦고 지은터에

울고 웃는 삶의 모습 여기에도 있구나


코로나로 힘든 세상

하루하루 삶에 지쳐

탄식소리 높아지다 눈물샘 솟고

부의 탑 높아지는 또 다른 삶도 있다

힘든 세상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자연 속 고드름의 삶의 모습도

참 많이도 닮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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