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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부스터 샷 접종

by 한명화

계속되어오는 질병청의 문자 예방접종을 서둘러 달라는 요청에 1월 예약을 당겨

어제는 3차 부스터 샷을 접종했다

사실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저런 들려오는 안 좋은 소식에 망설임도 생기지만 안 맞는 것보다 맞는 것이

나 자신과 가족 나아가서는 이웃을 위한다는 마음은 주변의 많은 이들도 공감하고 있다

오후 3시 예약을 하고 갔는데 엄청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간호사에게 3시 예약이라 했더니 여기 계신 많은 분들도 3시 예약이라 하신다

그럼 시간 예약은 왜 했지?

어이가 없었지만 서로가 어려운 상황이니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도 여럿 있었는데 그 조그만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해맑은 모습으로 웃는 모습에 너무 안타까웠다

저 어린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마음 놓고 숨 쉬고 웃을 수 있는 그날이 어서 와야 할터인데 그래도 잘도 참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40여분쯤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젊으신 분이 들어오자마자 코트를 벗더니 간호사의 안내로 바로 접종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뭐지?

여기 30분 이상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이 어린아이들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왠지 기다리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무시받은 느낌에 간호사에게 항의를 했다

저분은 왜 곧바로 들여보내느냐고 우리는 40여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ㅡ

간호사분 하시는 말씀

'저분은 오전에 예약했는데 이제 오셔서'란다

너ㅡㅡㅡㅡㅡㅡㅡ무 어이가 없었다

그럼 오전에 예약하고 오후에 오면 기다리지 않고 맞을 수 있다는 것인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나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다

'그래 봐주자

정말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

간호사들도 얼마나 힘들까'

차례가 되어 만난 의사 선생님 벌써 세 번째 접종의 팔을 내밀며 똑같이 꾸부정한 모습으로 쉬지 않고 계속 주삿바늘을 꽂고 계시는 선생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너무 힘드셔서 어떡하느냐'라고 위로해 드리자

'그러게 이렇게 오래갈 줄 우리는 아무도 몰랐잖아요'라고 하신다

'모두가 힘든 시기네요'

'선생님도 저도요'라며 웃고 나니 언짢았던 마음이 날개 달고 날아가 버렸다

5분 걸어간 병원에서 1시간이 다 되어 집에 돌아오며 생각에 잠긴다

ㅡ아직도 나이 헛 먹었어 까짓것 못 본 척하면 어때서 ㅡ라고

접종 후 지금 아무 이상 없지만 예후를 관찰하며 글을 쓰고 있다

모두들 예방접종 잘하시기를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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