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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망중한

by 한명화

한파 기세 등등하다고?

두꺼운 점퍼에 털모자 눌러쓰고

겨울과 맞서 보려 현관문 열었다

햇살 맞이 산책길 발걸음 가벼이

분당천 따라 걷다 탄천에 왔구나

맴돌공원 바위에 걸터앉아

겨울 햇살 따사로움 반기는데

우르르 날아든 비둘기 떼

구구 거리며 먹이사냥 바쁘다


반가움에 손 내밀고 부르노라니

가까이 다가오는 눈빛 하나

이 추위에 왜 나와 있느냐는 듯

고개 갸웃대며 바라본다

그 모습에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아

햇살이 불러서 나왔다니까

저도 햇살 좋아 날아왔다나


햇살 사랑에 한파 녹아내리고

한 겨울 찬바람도 고개 숙이는 시간

맴돌공원 햇살 즐기러 온 건

사람도 자연도 다 같음이라

하늘 해님 내려주는 햇살 사랑에

비둘기랑 마주 보며 정담 나누다

세상사 다 잊은 망중한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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