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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각오 다지고 있다

by 한명화

하얀 눈 덮인 얼음의 호수

긴ㅡ겨우내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고집스레 얼려 놓았었다

아주 꽁꽁


아침나절

햇살 받으며 돌아본 호수 한 바퀴

호숫가 색이 바뀌어 있다

입춘 이름표 달고 오는 봄 발소리에

아마도 그 고집 꺾였나 보다

가장자리에 또 다른 색칠한 걸 보면


쩡~~~~

쩌~~~ 엉

깊은 얼음 속살 에이며

호수를 진동하는 통곡 소리는

이별을 준비하는 아쉬움인가

쩡 쩡 쩌~~~ 엉

얼음 사슬 벗어나고픈 호수의 몸부림인가


호숫가 겨울나무

가만히 호수 내려다보며

하얀 눈 이불 덮은 고집쟁이 얼음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왔다고

큰 울음 통곡소리 이별 예고에

긴 겨울의 끝자락 멀지 않다며

푸른 새싹 틔울 각오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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