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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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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16. 2022

위생처리장 위의 507  미술관


작품이 서있는 발판?아님 옛 처리시설 모습
작품 밑 바닥이 옛 그대로이다
오래되어 낡아 흉해진 천장
아직도 옛모습인 위생처리시설의 모습
관리동입구 겸재의 그림

선평 역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길은 병방산의 빼어난 산새와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멋진 길을 지나 도착한 507 미술관

길가에 아무렇게나 서 있는 듯한 입간판을 스쳐 다시 되돌아와 입구로 들어선다

작은 꼬마 아이가 붓을 들고 장난을 친 것 같은 정선 507 미술관의 입가판은 한국 차세대 단색화가이신 김근태 작가님이 직접 쓰신 작품이란다

곁에 설명과 함께 글자 밑 스위치 박스 같은 곳에 서명도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높은 허름하고 낡은 커다란 창고 문이 반쯤 열려 있었는데 주차장에 주차를 마치자 나오신 안내를 해 주신 분을 따라가니 바로 그곳이 미술관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웬? 이곳이 미술관?

문 앞에 버티고선 정크아트의 말 품과 나팔이 반기고 피아노도 놓여 있었다

이 피아노도 작품인가? 열고  아이들이랑 놀았던 곡을 신나게 연주해보니 맞네 피아노

이곳에서 가끔 음악회도 해서 피아노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 작품을 천천히 돌아본다

미술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지만 나름 느낌이 오는 작품들도 많이 있었다

조예가 없는 내가 보기에는 그저 캠버스 가득 하얀 백색의 칠만 있는 커다란 작품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가장 비싼 작품이라는 것

이렇게 흰색만 가득 채운 작품이?

이해가 안 갔지만 내가 모르니 그러겠지

다양한 작가님들의 여러 형태의 작품을 감상하며 이런 깊은 산골짜기에 그것도 오물처리장 기계실을 이용하여  미술관을 설치한다는 발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며

천천히 작품을 돌아보다 피식 웃음이 나오며 그래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라며 바라본 작품은 즐거운 시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평범한 부부가 찻잔을 손에 들고 소파에 앉아 남편의 팔을 아내의 어깨 위에 올려놓고는 편안하고 너그러운 미소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전시실 바닥도 형편없었는데 커다란 뚜껑처럼 보이는 곳을 무심코 지나가려 밟았는데 쑥 들어가는 느낌에 깜짝 놀라 소리치며 깡충 뛰었는데 정말 그곳 아래에 있는 오물처리를 위한 기계를 사용하던 곳이라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래되었다 해도 묘한? 냄새가 배어있어 이상하다 했는데 그 냄새의 진원을 알 것 같았다

천장도 다시 보니 여기저기 흉한 자국과 습기와 곰팡이에 의해 생겼을 자국들이 그림처럼 그려져 있었다

안내하시는 분의 안내로 2층으로 올라가 인도 색체풍의 화려한 접시와 그림들을 감상하며 인도 냄새가 난다 하자 정말 인도 작가의 작품이란다

2층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 주셨는데

아래쪽에 옛 위생처리시설로 운영할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산 교육의 현장으로 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오물처리장에서 정선의 오물을 모아 처리했었다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 지도 알 수 있었고 그 안을 비웠다고 하나 아무래도 거기에 배였던 냄새가 전시관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뚝 터진 전망은 멋진 산과 동강로 길의 풍경이 아름답고 병방산 정상의 집라인과 스카이워크의 모습도 보여 우리는 그곳으로 향하기로 하고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보여 주셨는데 입구에는 겸재 선생님의 작은 그림이 한점 걸려있고 물론 모조품이라지만  그 안에도 그림들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었으며 교육장과 침상, 식사를 준비하는 주방등이 있었다

안내하시는 분의 특별한 배려로 모든 시설을 돌아보았으니 출발 

병방산 정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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