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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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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05. 2022

기다림의 박달재 휴게소

박달재 휴게소

예전에는 국도 38호선을 타고 강원도에 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지나야 만 했다

꼬브랑 도로를 타고 올라와 산 정상의 박달재 휴게소에 오르면 맛집이었던 순두부집에 들러 노곤한 몸도 쉬고 따끈한 순두부찌개에 맛있게 밥을 먹고 나면 새 힘을 담아 다시 반대쪽 고개를 내려 강원도 시가를 향했었다

늘 사람들이 북적이던 휴게소

천둥산 박~달~를 울고 넘는 우리님아~

노랫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던 곳

점심을 먹을라치면 잠시 기다려야 했던 곳

언제인가

산 밑으로 커다란 구멍을 뚫고 길을 닦아 박달제 터널이 생기며 차들은 신바람을 내고 쌩쌩 터널로 빠져나갔다

굳이 산길을 돌아 돌아 박달제 휴게소를 거쳐갈 이유가 사라졌다

오랫동안 박달재 휴게소의 금봉이와 박달 도령을 까맣게 잊고 지나쳤었다

여행 중 짝꿍

오늘은 오랜만에 박달재 휴게소에 들러볼까?

오우케이ㅡ

꼬브랑길을 올라 도착한 박달제 휴게소

썰~~~ 렁

주차된 차는커녕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차에서 내려보니

천둥산 박~달~를 울고 넘든 우리님아~

노랫소리도 사라지고 그저 고요하다

이름 모를 새소리만 여기저기 들려올 뿐

예전에도 웃음을 주던 목각 작품들이 색을 입고 있었다

왠지 씁쓸한 느낌은 왜일까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익살스럽게 표현한 조각 작품이 참 정겨웠는데

그곳에 색을 입혀 놓으니 꼭 시장에서 사다 세워둔 것 같아서ㅡㅡ

그래도 계단을 올라 마주 보아주고 사진도 찍어 주고 같이 웃어 주었다

박달 공원에 들러 금봉이와 박달 도령의 아직도 애가 타는 사연을 돌아보며 한마디

금봉아!

이제 도령님 오셨니?ㅡ라고

식당도 썰렁

주차장도 썰렁

박달재 휴게소 긴 기다림에 빠져있다

주차장 가운데 나무 한그루 오도카니

북적이던 인파의 옛 추억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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