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도 널 보면

by 한명화

비바람이 불던날 잠에서 깨었지

거센 두드림

마구잡이 흔들림

녹색 방패 봉우리 감싸던 힘 풀려

세상 밖으로 나올 수밖에


까만 밤은 무척이나 무서웠지

하지만 어둠 떠나고 새벽

세상은 고요하고 평온해졌어

빠알간 얼굴 살며시 내미는데

어떡해ㅡㅡㅡ

나밖에 없었어

친구들은 다 어디에 있지?


가만가만 발자국 소리

그리고 들리는 목소리

어머나! 장미야

넌 이제야 온 거니?

친구들은 벌써 다녀갔단다


호숫길 둔덕 가녀린 장미야

이왕 지각했으니 어쩌겠어

오는 가을 반겨 맞이해 주렴

가을도 널 보면 행복할 거야

빠알간 네 모습 너무 예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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