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숨길의 코스를 바꾸었다
호수공원길에서 탄천까지로ㅡ
분당천을 따라 탄천을 향해 걷는 길에는
이른 시간이라 우리가 주인공 되어 호젓하게 걸을 수가 있었다
탄천 방향의 길은 늘 낮 시간대를 이용했기에 새벽길은 30여 년을 살며 처음 걸으니 왜인지 조금은 낯선듯한 느낌
30여분을 걸어 도착한 탄천
큰 물이 나고 20여 일이 지났는데 사람 키보다 높은 나뭇가지에 쓰레기가 걸려있는 걸 보며 이 넓은 탄천 주변이 온통 물에 잠겼다는 사실을 여기저기 생채기들이 전하고 있었다
오가는 길과 탄천 주변의 고통이 회복되려면 언제쯤일까
벤치가 있는 곳 지붕이 내려앉고 찢겨 앉을 수가 없어서 나무데크에 앉아 주변을 돌아보니 더더욱 안타까웠다
그래도 사람들의 오고 가는 힘찬 모습에 우리 모두 씩씩한 삶은 곧 복구가 될 거야 라는 위안이 되었다
탄천을 돌아보고 다시 돌아오는 길
무너지고 뜯기고
개천가 옹벽의 바위들이 떠내려가 엉뚱한 곳에 앉아있는 모습에 이번 큰 비의 위력을 실감하며 걷는데 중앙공원 옆 다리 밑에 길 양 옆으로 달리기 동호회의 많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서 달리기 시합을 위한 준비운동으로 몸풀기 체조를 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로 지나기가 민망해서 머믓대는데 한분이 웃으시며 지나가라는 손짓을 해서
가운데로 걸어야 했다
민망함에 큰 소리로
ㅡ저 지금 레드카펫을 걷고 있는데요ㅡ
그러자 양쪽으로 늘어서 계시던 많은 분들이
ㅡ우와!ㅡ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난 발레리나의 인사처럼 계속해서 춤추듯 인사를 했고 그분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는 더욱 커졌다
다 지나와 뒤돌아 다시 한번 인사를 하며
ㅡ좋은 하루 되세요 ㅡ라고 소리쳤고 그분들도 손을 흔들며 함성으로 인사해 주었다
그 길을 지난 후 기분이 정말 좋았다
쭈뼛거리며 지났으면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고 그분들도 미안했을 것인데
레드카펫을 걷는다는 한마디가 내게도
그분들에게도 모두 즐거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선물이었구나 라는 생각에ㅡ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