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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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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10. 2022

철마는 달리고 싶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철마가 있는 월정리역에 가 보았다

남방한계선 최북단 종착역인 철원 월정역

작고 아담한 하얀 건물의 역사 옆으로 파란 외침이 보인다

철마는 달라고 싶다ㅡ고

역 안을 통과하여 철로로 내려가 보니 파란 외침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철마는 정말 달리고 싶다고

내려서 보니 철로 위를 당당히 달렸던 객차?

이제는 제 몸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울부짖는 다 사그라지는 고철?

시뻘건 녹도 모자라 이제는 검으칙칙한 색으로 변해가며 6.25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이곳 철의 삼각지대

얼마나 급했으면 북한군이 철수하며 기관차 부분만 가져가고 객차는 버려두고 갔을까

지금껏 돌아가지 못하고 월정리역을 지키며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울부짖고 있는 6.25 한국전쟁의 상징물이 되어 있다

철로에 누워있는 철마를 돌아보며 언제 다시 이 월정역이 되살아나 북한의 구서구석을 돌아다닐 날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염원해 보며 종탑이 있는 곳으로 가 보았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이종은

하나 되게 하소서ㅡ라는 평화의 종으로

분단 50주년을 맞이하여 천주교에서 6.25 전쟁 때 사용했던 탄피를 넣어 만들어 2000년 6 월 25일에 이곳에 설치했다고 하며 성인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가 새겨져 있다

또 마당에는 처녀상? 이 있어 가 보았다

처녀상 밑에 안내문에는 月井리의 유래가 있었는데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한 딸의 이야기였다

아버지병 치유를 위한 딸의 정성에 달님이 화신을 보내 알려준 처방은?

집 옆 바위 위에 물이 고여있으니 이물을 너의 손으로 떠서 천 모금을 먹이면 나을 것이라는 말에 딸은 천 번을 바위에 올라 물을 떠서 아버지의 병은 나았지만 딸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는데 물이 고였던 그곳을 月井 즉 달의 우물이라 부르게 되어 월정리라고ㅡ

월정리 역을 돌아보며 아름다운 달의 우물 마을이 전쟁의 피비린내로 진동하였구나 라는 씁쓸 함과 언제든 다시 달리게 될 철마의 바람도 다시 새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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