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무슨 복이 많아서

by 한명화

한 해가 가고 있다

2022년의 12월도 반은 지나고

평생에 하지 않던 하지 말아야 할 실수로

마음고생을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고

아침에 둘이서 손 마주 잡고 드리는 기도에 한 분이 더 추가되었다

얼굴도 정확한 주소도 알지 못하는 그분

나의 실수로 인해 황당함으로 상처받으셨을

그 상처를 치유해 주시라는 기도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또 다른 실수는?ㅡ글쎄다

또 고마운 분들도 생각해 본다

무수히 많은 얼굴들이 스친다

짝꿍이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셨나 보다

'여보! 우리 남한산성 드라이브나 갑시다

차를 너무 오래 세워두었으니 운동도 시키고 가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옵시다'

따뜻한 배려의 마음에 코끝이 찡하다

'우린 마음이 너무 여려서 쉽게 털어내지 못하고 힘들어하지, 자 일어나요 준비하고'

그래서 나선 남한산성 드라이브 길

늘 여행을 다니던 애마에 오르면 기분이 좋다

또 짝꿍의 배려에 가슴이 찡 해온다

남한산성이 중매를 해주시어 만난 우리는 매년 결혼기념일쯤 이곳을 찾았었다

올해는 결혼 40주년

허리에 달라붙은 시끈이로 꼼짝도 못 하고

거실에 만들어준 아랫목에 담요 덮고 낑낑

아직도 시큰이가 완전하게 떠나지 않았고 거기에 마음에 돌덩이 까지 얹었으니 무척 안쓰러웠나 보다

꼬불꼬불 고갯길을 돌고 돌아 도착한 남한산성 안은 공기부터 상큼하다

천주교 성지를 잠깐 돌아보고 언젠가 결혼기념일에도 맛있고 감사하게 먹었던 두레에 들어갔다

풍경이 잘 내려다 보이는 2층에 자리하고 이 집의 자랑 더덕 정식을 시켰다

된장찌개의 칼큼한 맛이 코끝을 자극한다

서로를 바라보며 위로와 감사를 나누고 맛있게 그릇을 싹ㅡㅡㅡ비웠다

오후에는 장경사를 돌아보기로 하고 우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자며 앞에 서서 발길을 옮기다 돌아보며 빙그레 ㅡㅡ

내가 무슨 복이 많아 이렇게 멋지고 배려심 많은 짝꿍을 보내주셨을까

감사함이 가슴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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