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by 한명화

시골에서 농사짓는 분이 쌀을 보내주셨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택배님이 밖에 두고 간 쌀포대를 안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코로나 예방주사로 인해 고생을 많이 한 짝꿍이 요즘 산에 오르고 운동을 계속하며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것인가?

쌀포대가 가볍다고

마침 곁에 전자저울이 있어 한 자루를 올려보니 16k?

이상하네

둘셋 계속 올려보니 비슷비슷하다

20k에 거의 4k씩 빠지는 것 같았다

깜짝 놀랍고 이상해서 한참을 멍~

그럴 리가 없는데

그래서 다시 올려도 마찬가지

두 번씩이나 결과가 같으니

뭐가 잘못되었는지 좀 더 이성적인 생각이 도망가고 그저 멍ㅡㅡㅡㅡ

1시간쯤 후 아무래도 확인을 해야겠다 싶어 자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드렸다

쌀 잘 받았다고 인사드린 후

현 상황을 말씀드렸다

깜짝 놀라시며 그럴 리 없다고

그럼?

정미소에서 가져온 쌀을 보냈는데 집에 있는 걸 달아보시겠다고

잠시 후 전화 20k가 넉넉하다신다

???

혹시 저울에 문제가 있나?

저울자리를 바꾸고 다시 달아본다

어라? 맞네ㅡ

큰일 났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얼른 전화를 드렸다

저울이 잘못되었었다고

정말 큰 실수를 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너무도 죄송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시 또 문자를 보내드렸다

저희가 너무 큰 실수를 해서 죄송하다고

그러나 마음은 좌불안석

살면서 한 최대의 실수 같았다

애써 농사지어 보내주셨는데 ㅡ

보내신 자루 중 5포를 달았었다

모두가 비슷한 k 였다

한 시간여를 고민하다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 할 것 같아 조심스레 전화했었는데ㅡ

한 번 더 다른 저울로 달아볼 걸

아니 예전처럼 달아보지 말걸

짝꿍의 컨디션이 좋아져 가볍게 느껴지는 감사한 현상이었는데 ㅡ

얼마나 놀라셨을까

얼마나 어이가 없으셨을까

자책에 자책을 거듭하며 마음이 불편하고 진정되지 않는다

너무 미안한 이런 큰 실수를 했다는 사실에 너무 괴로웠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손이 떨릴 만큼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아직도 마음이 무겁고 행복한 아침시간인데

답답함이 가슴을 누른다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신뢰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런 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밝음의 미소가 저만치서 우두커니 나를 바라보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응원이 필요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