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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절경의 겨울산행
by
한명화
Dec 26. 2022
거의 한 달여만
산행에 나섰다
좀 무리했는지?
명의님은 무거운 것 들었나 다쳤다셨는데
암튼 명의님 덕택에 시큰이는 샥ㅡ해치웠다
허리로 고생에 송년이라며 부름도 바빠 짝꿍 혼자서 계속 다니셨는데 늘 마음이 쓰였다
같이 가야 하는데ㅡ라며
이제 허리도 깨끗하게? 나았고
부름도 귀 닫고 함께 놀아야지
브런치 글쓰기에 빠져 있는데 산행을 준비하고 계신다
후다닥 마무리를 해서 발행을 누르고는
산행 준비를 하시는 짝꿍에게 말했다
나도ㅡ
괜찮겠느냐며 그럼 천천히 조심조심 가보자고
하신다
천천히 걸어 불곡산을 향한다
골목에 쌩쌩 찬바람이 불고 녹다가 언 얼음길을 스틱을 집으며 걷는다
20여분을 걸어 불곡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우ㅡ와
이래서 겨울 산행을 하는구나
겨울산은 신부처럼 하얀 드레스를 입고 아름답다 폼 내고 있었다
영하 9도의 날씨
한파라 되도록 밖에 나가지 말라는데
참ㅡ옛 말이다
요즘은 너무 따뜻한 소재의 옷을 입고 미끄럼 방지의 등산화를 신고, 털이 가득한 장갑을 끼고, 따뜻한 모자에 마스크까지 섰으니
겨울바람이 쫑알댄다
어디 한 군데 뚫고 들어 갈 곳이 없다고ㅡ
천천히 스틱을 집으며 걸음을 옮긴다
반짝이는 하얀 눈
힘들다며 옷을 다 벗어버린 까만 겨울나무
조금의 틈인 눈가를 스치는 겨울바람의 매서운 맛
너무 행복하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내 눈에 담다니
한참을 걸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데
짝꿍
잠시 쉬자며 나무 의자에 깔판을 깔고는
차갑지 않을 거라고 잠시 앉아 쉬었다 가자며 따뜻한 물을 따라주고 초콜릿도 꺼내 준다
세심한 배려에 피로감이 쌱ㅡ달아나고 다시 힘이 나서 오른다
조심조심 깔딱 고개를 오르고 천천히 걸으며 두 번째 세 번째 고개를 계속 오르고 내리다 보니 어느 사이 정상이다
가슴이 뿌듯하다
땀이 식으면 감기 들까 잠시 쉬며 따뜻한 물과 간식을 나워 먹고는 이제 하산 준비를 해야 한다며 나의 등산화에 아이젠을 설치해 준다
올라올 때는 행여 좀 더 높아져 계단 오를 때 힘들까 봐 조심하며 왔는데 내려갈 때는 위험해서 아이젠 착용을 해야 하다며
등산화에 아이젠을 신겨주시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그 배려의 손길이 고마워 콧등이 시큰해진다
아이젠을 신으니 든든해져서 미끄러질 염려 내려놓고 눈 덮인 하얀 겨울산을 짝꿍의 주머니 속에서 들려오는 가곡에 맞추어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왔다
하얀 절경의 겨울산행
마음의 행복 주머니를 가득 채워 온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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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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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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