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너무 충격이었다

by 한명화

너무 충격이었다

전원일기의 회장님네 사람들의 프로그램을 어쩌다 시청하게 되었다

울먹이는 소리 때문이었다

응?

어머?

깜짝이야ㅡㅡㅡ

티브이 화면에 먼 길 갔던 응삼 씨가 보였다

? 어떻게ㅡ

화면 앞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옛날 촬영 때의 에피소드를ㅡ

김숙 씨가 말한다

극 중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결혼 생활을 했었는데 보고 싶었다고

응삼 씨가 말한다

나도 보고 싶었다고ㅡ

지난 촬영 때의 이야기들을 웃으며 주고받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불러주어 고맙다며 친딸 혜미가 여기 왔느냐고 묻는다

출연배우가 아니기에 관객석에 앉아있었나 보다

김수미 님이 어서 이리 와서 아빠 앞에 앉으라고 권하고 둘의 이야기도 서로 보고 싶었다며 울먹인다

잘 살라는 당부도 하고 딸 혜미도 아빠에게 사랑한다는 인사를 하자 아빠도 사랑한다며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고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자리를 떠난다

AI 기술이란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가상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구분을 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처음 죽음이란 걸 만난 것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다

잔칫집 같았다

떡을 하고 막걸리를 사 나르고 한쪽에 서서 재봉틀이 들들들 돌아가고 꽃상여를 만든다고 꽃종이로 꽃을 접어 펴느라 밤이 깊은 줄도 몰랐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때를 맞추어 나는 아이고아이고ㅡㅡ하는 곡소리가 상가임을 알리는 것이었다

삼일 후 할아버지는 화려한 꽃상여를 타시고 펄럭이는 만장이 온 동네를 휘감고 아버지랑 삼촌들은 베옷을 입으시고 건을 쓰시고 어머니랑 여자분들은 베옷에 머리에 새끼로 엮은 동그란 테에 베를 끼운 장식을 쓰고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곡을 하며 상여뒤를 따르고 있었다

집안 산에 도착해서 무덤 안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발로 꼭꼭 밟아 봉분을 씌우고는 관이랑 만장이랑 부산물을 태우고는

모두들 산을 내려가는 것이었다

? 할아버지는 무덤 속에 버리고 가네ㅡ

따라오지 말라는 산까지 따라갔던 어린 꼬마는 너무 슬퍼 앙앙 울었었다

왜 할아버지를 땅속에 버리고 가느냐며ㅡ


엊그제 다른 죽음을 보았다

AI 기술이 불러온 망자의 모습은 그저 살아있는 그 모습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막힘없이 과거를 회상하며ㅡ

앞으로 죽음이란 걸 어떻게 맞아야 할까

빈부의 격차가 죽음에서도 나겠구나

누구네는 과학의 힘을 빌려 늘 함께 살 수도 있겠구나ㅡㅡ

놀란 가슴에 옛일을 회상해 보며 미래에 일어날 엄청난 일들에 걱정을 해야 할지

반가워해야 할지ㅡ.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눈이 오는 날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