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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께
옥자언니 처럼
by
한명화
Jan 29. 2023
5년 전쯤
분당천사라는 모임을 조직하고 있었다
그때 계시던 동장님께서 특별히 부탁을 하셨다
이 동네 사시는 분들로 사심 없이 동네를 위해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분들로 조직을 하면 힘껏 밀어주겠다시며 이 모임을 맡아 이끌어 달라고 ㅡ
그래서 시작된
인연의
조건은?
마음을 모으고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로 뜻을 맞추어 봉사를 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을 위해 ㅡ
회색빛 도시에서 사람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도 우연하게 만나지는 사람들
동네길을 걷다가 한 분을 보았다
생전 처음 보는 분이었는데 강아지와 산책 중인 듯싶었다
마주쳤는데 그 눈빛이 선하고 부드러운 인상이 내가 찾던 분 같은 느낌이어서 무작정 인사를 했다
ㅡ안녕하세요?
저는 이 옆 아파트에 사는 한명화입니다
아파트에서 000직을 가지고 또 동에서도 봉사를 좀 하며 새로운 모임을 위해 좋은 분들을 찾고 있어요
인상이 좋으신데 저랑 같이 노실래요?ㅡ
그 여자분은 의아한 눈빛으로
ㅡ아니 저를 처음 보시는 분 같은데
제가 좋은 사람이란 걸 어떻게 알고 말씀하시는가요?ㅡ라고
ㅡ하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니 인상만으로도 알 수 있지요ㅡ라고 웃자
ㅡ그래요? 그럼 같이 놀아보아요ㅡ그래서 만나게 된 옆 아파트 옥자 언니는 우리 모임의 천사이시다
수년째 길 고양이들을 돌보시며 매일 밥을 챙겨주고 요즘은 핫팩도 넣어 주고 고양이 챙기는데 한 달 수십만 원이 든다며 늘 고맙다신다
내가 고양이를 챙겨도
ㅡ경제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아서 감사하고
ㅡ날마다 밥 주고 살펴야 하니 누워있지 않고
운동해서 건강해지고
ㅡ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양이들을 살피는
것이 거저가 아니라는 것이야
저 위에 계신 분이 내게 복을 주시는 것 같아
우리 자녀들 일도 잘되고 나의 일도 잘되고
거저가 아니라니까
더 큰 복으로 채워주신다니까
언니는 모든 일들에 긍정적이시다
어쩌다 불협화음이라도 스치면 웃어 웃어 그래야 건강에 좋아 라시고
길을 지나다 붕어빵이 보이면 우리 동생들 붕어빵 먹자 라며 웃음 주시고
누구에게든지 이쁘다 정말 이뻐 ㅡ 칭찬 주고
찻집에 가서도 항상 먼저 계산을 하시는 통에 오죽하면 요즘은 아주 정해놓았다
돌아가며 밥값도 내고 차도 사기로
우리 모두는 이런 언니를 사랑하고 잘 따른다
언니는 내게 우리 회장이 잘 이끌어 주어서 우리 모임이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늘 따뜻한 미소를 주신다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며 사랑하는 모임이다
인연이란 참으로 신의 선물 같다
늘씬 날씬 예쁜 멋쟁이 큰 언니
길 가다 만난 천사 같은 둘째 옥자언니
아파트 앞에 꽃을 잘 가꾸셔서 찾아가 같이 놀자 청한 셋째 언니
갑작스러운 남편과의 사별로 주저앉을 것 같은 슬픔에 싸인 모습에 손 내민 우리 모임의 여리디 여린 막내
늘 씩씩하고 영민한 우리 총무
활동을 꽤 오래 했지만 마음을 다쳐 힘들어했던 친구 같은 자야
언제나 무덤덤 하지만 뒤돌아보면 사회생활 멋지게 했던 경이
같은 아파트도 아니고 4곳의 다른 아파트에
사는데
나이 들어가며 도저히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만나 매주 목요일을 수다의 날로 행복한 웃음을 짓는 인연들이다
우린 참 어떻게 이렇게 만났을까
만날 때마다 이렇게 행복할까 라며 서로 마주 보고 웃는다 벌써 5년째라며ㅡ
인연의 조건은 없다
우연히 만나도 서로 모난 곳을 깎아가며 배려의 마음이 있을 뿐
늘 배려의 끈을 쥐고 넉넉한 미소를 담고 다독거리며 살아가는 옥자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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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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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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