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란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Feb 09. 2023

안개 길이나 삶의 길이나

광주초입구간
곤지암구간
이천구간
음성구간
음성

오랜만에

입춘도 지나고

짝꿍 한마디

'내일 가까운데 한번 돌아옵시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봄소식?

일찍 아침 먹고 여행지에 가서 잘못하면? 식당 찾아 시내행 해야기에 간단하게 도시락도 뚝딱 준비하고 출발

??? 오늘은 너무 간단하네

짝꿍은 카메라만 덜렁 매고

손에 든 건?

간단한 여행용 작은 먹거리 가방하나

그러고 보니 일찍 나서면 쌀쌀한 겨울이라 두툼한 패딩코트를 입어 주머니에 폰이랑 배터리 그리고 충전 선 등이 다 들어갔기에 지금껏 여행 중 가장 간편해 보이는 차림새에 빙그레 웃음이 난다

그러나 저러나 준비가 됐으니 출발!ㅡ

애마를 타고 출발시간은 7시 20분

겨울이라 아직 해뜨기 전 이른 아침이다

가는 길이 국도가 잘 되어있다며 국도 선택

이른 시간인데도 부지런한 삶의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해서 밀려가며 애마가 달리기를 30여분 광주 초입 들어서며 안개가 밀려들기 시작한다

광주 경안천이 있어서인가 안개 도로는?

조심조심 모두가 조심하며 안갯속 도로를 달리는데 곤지암을 지나며 뿌연 하늘을 뚫고 해님이 반가운 인사를 한다

와ㅡㅡㅡ해다

해돋이를 보면 길조라며 반가움에 셔터를 몇 번 누르며 가다 보니 이천을 지나며 다시 짙은 안갯길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구간이 다시 시작되었다

모두가 빨간 등을 켜고 서행을 하지만 갑자기 옆을 스치는 바쁜 차들을 만나면 깜짝 놀라기도 하며 조심조심 가고 있다

하지만 목적지를 향해 차들은 속도를 늦추며 달리고 있다

한 시간쯤 후 우리는 음성에 들어서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산 너머로 밝은 빛이 보이나 했는데 애가 탄 해님은 안개를 뚫어보려 애태우며 히뿌연 안개사이로 살며시 얼굴을 내밀고는 날씨 때문에 너무 걱정 말라는 듯 빙그레 미소를 보여주고는 안개구름 사이로 숨어버렸다

안갯속 길을 달리며 해님과의 만남을 보니

어쩌면 이 또한 우리네 삶과 너무도 닮아 있구나라는 생각에 빠져 본다

잘 가다가도 힘든 고개를 만나 허우적거리며 세상을 원망도 하지만 그 고비를 잘 넘기면 다시 햇살이 뜨는 밝은 날이 오고 그렇게 잘 살고 있나 보다 하면 집안에 많은 우환들이 찾아와 고통스럽게 신음 소리를 낸다

하지만 우리는 믿는다

이 고통을 이겨내면 반드시 다시 활짝 웃게 될 행복한 날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ㅡ

이 처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저 안갯속을 해치며 찾아주는 해님의 여정이 다를 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차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준비해 온 커피를 즐기고 있다

여행의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매거진의 이전글 현충사에 다시 가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