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곡산에 오른다
검은 나무들 마른 낙엽에 덮여
아직도 깊은 겨울잠 중
바스락바스락
소곤소곤소곤
사르락 사르락
겨울 옷 벗는 소리 들리더니
진달래 뾰족뾰족 진분홍 봉우리에
살며시 입 벌리며 첫마디는
아! 내가 일등인가?
동박꽃 샛노란 미소로 생글생글
아니? 난 벌써 왔단다
??? 그런데 넌 이름이 뭐니?
나도 처음 보는데?
속삭이는 봄꽃들의 소곤거림에
겨울잠에 빠져있던 키 큰 검은 나무들
가만히 실눈 뜨고 내려다보며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거야 라는데
어서어서 일어나세요
봄 봄 봄이 왔어요
봄꽃들 생글거리며 속삭이는 소리에
게으른 잠꾸러기 키다리 나무들 눈꼽 떼느라 분주한 불곡산의 빠른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