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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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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r 18. 2023

불곡산의 빠른 봄날이다

불곡산에 오른다

검은 나무들 마른 낙엽에 덮여

아직도 깊은 겨울잠 중

바스락바스락

소곤소곤소곤

사르락 사르락

겨울 옷 벗는 소리 들리더니

진달래 뾰족뾰족 진분홍 봉우리에

살며시 입 벌리며 마디는

아! 내가 일등인가?

동박꽃 샛노란 미소로 생글생글

아니? 난 벌써 왔단다

??? 그런데 넌 이름이 뭐니?

나도 처음 보는데?

속삭이는 봄꽃들의 소곤거림에

겨울잠에 빠져있던 키 큰 검은 나무들

가만히 실눈 뜨고 내려다보며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거야 라는데

어서어서 일어나세요

봄 봄 봄이 왔어요

봄꽃들 생글거리며 속삭이는 소리에

게으른 잠꾸러기 키다리 나무들 눈꼽 떼느라 분주한 불곡산의 빠른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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