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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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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16. 2023

모세의 기적 제부도 길

3월의 어느 날에

오랜만에 다시 찾은 제부도

모세의 기적 바닷길은 물때를 맞춘 것처럼

저 멀리로 떠나 있었다

차들은 거침없이 드러난 도로를 달리고 바람은 거센 저항으로 여행객을 방해하는 것 같은 날씨 바람 많은 날이다

제부도에 도착해서 주차장을 찾아가는데 제부도는?

예전에 찾았던 때는 물이 찰랑거리는 바다 앞에 몇몇의 음식점들이 조개구이를 팔고 있었다

그래서 제부도에 들어가면 조개구이를 먹자며 왔는데

ㅡㅡㅡ우

이곳은 20여 년에 강산이 너무도 많이 변해 있었다

이곳은 제부도가 아닌 부시가 되어 있었다

캠핑할 수 있는 다양한 모형의 가계와 글램핑장이 즐비한 여행객을 부르는 가계를 지나 주차장도 1, 2, 3 주차장이 있는 것 같아 우리는 2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아들네도 따라와 같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제부도에 입도해서 주차장에 이르는 길에 입이 딱 벌어졌으며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도시가 되어있었기에 나름 실망ㅡㅎ

차에서 내려 바닷속에 있다가 드러난 매바위를 향하는데 한 옆으로 광장처럼 조성되어 있고 제부도라는 이름표를 세워둔 곳에 어른 아이 모두 즐겁게 갈매기들과 놀고 있었다

먹이를 주면 엄청나게 모여드는 갈매기 떼가

끼륵끼륵 노래 부르며 우아한 춤사위로 과자봉지를 든 관광객들의 손길을 따라 모여들었다

그 속에서 한참을 함께 즐기다가 다시 매바위를 향했다

물이 많이 빠져서 반가움에 어미 매바위와 새끼 매바위를 가까이 다가가 만져볼 수 있었는데 여전히 예전의 그 모습을 보여주며 서 있었다

조개껍질과 자갈들이 즐비한 물 빠진 바닷속을 걷다 살펴보니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며느리가 좀 지친 듯해서 부지런히 돌아보고 사진도 찍고 바닷속을 나왔다

아직 시간은 오전 조개구이집을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육지에서 먹을 수 있는 먹거리 간판이 즐비한데 역시 젊은이들은 다르다

음식점 말고 카페로 가자고ㅡ

케이블카 탑승장 아래에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와 빵을 먹으며 바람으로부터 해방된 듯 평온해지니 나른해지며 바람 타고 걷던 피로감이 몰려온다

빵을 먹고 나니 어패류를 먹지 않는 딸의 말

이젠 내일을 위해 해산이 어떻겠느냐ㅡ고

아빠가 쏘신다는 조개구이 먹은 걸로 치자며

피곤했는지 아들과 며느리도 찬성ㅡ

주차장으로 돌아와 서로 감사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거쳐로 출발하려는데 짝꿍은 며느리 손에 봉투를 건네주

ㅡ수고 많이 했고 고맙다ㅡ라 신다

깜짝 놀라는 아들부부의 모습을 보며 지금껏 살아오는 오랜 날들에 더더욱 짝꿍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려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를 담고는 며느리의 초대 여행을 마친다

돌아오는 차 안

특별하고 행복한 이번 여행에 며느리와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 채워 보내며 둘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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