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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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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n 03. 2023

푸른 논배미 신났다

백담사 가까이

만해 마을을 찾아가는 길

천천히 달리는 차 안

논들이 고개 들고 바라본다 나를ㅡ

이제

빈논이 아니라며

푸르름으로 가득 채웠다 한다

먼저 터 잡고

진록 옷 갈아입어 형이라는 논배

이제 막 논으로 이사 왔다는 아기 벼들

들판의 논배 신이 났다

푸르름 채워놓고 싱글벙글

미꾸라지도 우렁이도

초대했단다

함께 살 거라며ㅡ


차창으로 들어오는 건 또 있구나

논가운데 하얀 백로

긴 목 빼고 바라보며 속삭여 온다

나의 멋진 비상 보고 싶냐 묻더니

앗! 날아오른다

아름답다

저 우아한 춤

담아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어린 벼들 신이 난 들판의 논배

지나는 내게 선물 주려

날아오른 백조

아름답다

그리고 행복하다

6월을 맞이한 이 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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