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선물이니까

by 한명화

짝꿍의 건강을 앗아간 10여 년의 날들

머리에 서리 내리고 우리는 짝꿍의 몸이 허락하는 시간의 틈새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어느 날 짝꿍

ㅡ당신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강연을

이제 접고 나랑 같이 놀면 안 돼?

동네일만 하고ㅡ라고

그의 눈빛에 담긴 간절함에 너무도 미안해서 그날로 정리에 들어갔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말 동네 일만 남겨두었다

그리고 시작된 우리의 시간이용 여행

주어지는 시간은 1박 2일 코스의 차박

긴 여행에는 이틀은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시작된 여행은 벌써 6년째이다

브런치는 이미 하고 있었기에 처음 여행을 시작하고는 사진 한두 장과 글을 올렸었다

그렇게 다니다 어느 순간 깨달음은?

누군가 댓글에

바빠서 꼼짝도 못 하는데 덕분에 여행 잘했다는 ㅡ가슴이 뭉클

그러고 보니 우리도 바빠서 또 짝꿍이 아파서 꼼짝도 못 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래

바빠서 쉼을 잃어버린 사람들

아파서 병원에 있는 사람들

몸이 불편해서 여행을 못하는 사람들

여러 사정으로 여행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떠올랐고 내가 아직 두 다리가 멀쩡하고 짝꿍과 여행을 할 수 있으며 어디든 데리고 가고 싶어 하는 짝꿍의 배려에 내가 간접 여행을 시켜드리자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그 후로 되도록 여행지의 사진을 많이 찍어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가끔씩 덕분에 여행 잘했다는 응원을 받으면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래 잘했어

좀 힘들지만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까ㅡㅎ

여행 자랑질이야?

누군가는 또 다른 생각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짝꿍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선물이 되고 나는 또 다른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여행기이니 계속 진행되기를 소망한다

이번 부산 여행을 다녀와서 둘 다 조금 힘들었다

출사를 앞세우고 여행을 했기에 힘들었나? 여행의 방법을 바꾸어 이제는 여행을 앞세우고 출사를 하자며 큰비 준비하며 잔뜩 찌뿌린 창밖을 본다

장마철도 무더위도 비켜서야겠지만 ㅡ

몸이 가뿐해지고 하늘이 손짓하면 짝꿍은 말할 것이다

이번엔 ㅇㅇ로 갈까?ㅡ라고

행복한 날들을 선물로 주신 감사함으로

늘 기도한다

할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 보다 많은 날들의 여행시간을

허락하옵소서ㅡ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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