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맹꽁아!너희 고향이니?

by 한명화
5월29일 9시 아파트7층에서

요즘 장마처럼 내리는 비는 봄비인지

초여름 비인지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이삼일은 줄 섰다

어제 오후

엥? 쟤들 어떻게 왔지?

학교 운동장 공사하며 빙 둘러 물받이 공사로 콘크리트 다 쳤는데 ㅡ

어디 숨어 있었지?

땅속에 꽁꽁 숨어있었나?

밤새워 맹꽁맹꽁

아직 한 두 마리 소리

아침이다

떼창이 시작되었다

맹꽁맹꽁ㅡ맹ㅡ맹 꽁

으웩으웩ㅡ맹꽁맹꽁

소리가 제각각 특색이 있는데 서로 부르며 안부인사 하고있나?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다시 만나 반갑다며 가까이 오라하나?

이쪽에서 외치면 저쪽에서 대답하고

종족번식 위해 짝을 찾아 열정적이구나

밤새워 지치지도 않니?

오늘 아침 소리가 더 커졌네

계속 통을 울리는 듯한 소리에 머리가 지끈지끈 속이 울렁울렁하다

며칠이라면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될테지만

한계절 내내여서 걱정이다

공사를 했는데 어디 있었지?

아! 찾아왔나 보다

이곳에서 태어난 맹꽁이가 다시 고향 찾아왔나 보다

그러고 보니 언제인가 길 건너 공원에서 느릿느릿 여유롭게 길 쪽 향해오는 맹꽁이를 만난 적 있었다

설마 산에 있다가 산란하러 고향 찾아온 건가

산란을 위해 그 먼 길을 회귀하는 연어처럼ㅡ

그나저나 올여름 시원한 단잠은 보따리 싸야 할듯하다

여름이면 우리 동 사람들은 창문 열면 시원해서 에어컨의 필요성을 잊고 단잠을 잤었는데 언제인가부터 나타나 끊임없이 불러대는 맹꽁이 노랫소리에 창을 닫고 에어컨의 신세를 져야 했다

나처럼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단잠을 내주어야 했고 어떤 이들은 맹꽁이 퇴치를 위해 학교에 항의도 했지만 보호종이라는 맹꽁이를 어찌할 수 없다고 했다

다행하게도 작년에 운동장 대대적인 공사로 이제 맹꽁이 잊고 여름단잠 잘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고 있었는데ㅡ

여름이 다 오기도 전에 미리 와서 저리 합창을 시작하다니ㅡ

투덜대는 내게 발코니 창을 모두 닫아주며

짝꿍의 한마디

자연의 소리 찾아서도 듣는다는데 찾아와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 듣는다ㅡ하라나

자연의 소리도 잠시면 얼마나 좋겠나

이제 시작이니

여름내ㅡ

하루이틀도 아니고 한 계절 내내 쉬임 없이 밤낮으로 고막을 두드리는 소리는 아무리 아름다운 소리라도 너무 괴로운 것을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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