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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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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Sep 05. 2023

동화의 나라 활옥동굴

활옥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서늘한 바람에 온몸을 움츠리며

청 점퍼 깃을 세우고 단추도 단디 잠그고 ㅡ

동굴이라면?

장갑을 끼고 헬멧을 쓰고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데 ㅡ

오잉?ㅡ이곳은 운동화에 원피스 입고 패션 모자를 쓰고 차도 다닐 것 같은 넓은 길을 동화의 나라의 일원이 되어 여유롭게 다니면 된다

반짝이는 동물도 보고 꽃도 보고 술 익는 카페도 만나고 길에 누운 술병의 자태도 보고 산 위의 호랑이와 동물들도 보고 굴속의 호랑이도 보고 마법의 나라에  들어가 반짝이는 세계에 빠져도 보고 심지어 카누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는 호수도 있는데 물속에 칠갑상어와 물고기들도 있었다

봄꽃동산 옆에는 한가로운 백로들이 우아한 자태 뽐내며 여행객과 얘기하고 싶다 하고

또 채소를 기르는 곳도 있었는데 고추냉이를 기르는 농부를 만나 생산성과 수익에 대해 물어보니 수확해서 수익을 창출한다시며 어깨를 으쓱하신다

돌다 보니 동굴 안에 심지어 화장실도 있었다

정신없이 환상의 나라에 취해 환호하며 다니다 보니 처음으로 고개를 숙여 나오는 동굴이 있었다

그곳을 빠져나오니 옛 광산의 옥을 채취하던 기구와 광부의 모형에 깜짝ㅡ진짜인 줄ㅡㅎ

휘둥그레진 눈을 열심히 돌리며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나오는 시간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 시간을 넘긴 것 같다

광부와의 만남을 끝으로 출구 쪽으로 나오는데 기념품가계가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요즘엔 생각이 달라져 기념품 하나씩을 구매하는 쏠쏠한 재미를 즐기려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 생산 와인에 눈길을 보내는 짝꿍을 지나 액세서리 코너에서 하얀 옥 쌍가락지를 집었는데 너무 거대해서 작은 푸른옥에 하얀 옥이 들어가 특이한 가락지 하나를 손에 껴보니 오ㅡ잉? 언제 손가락 사이즈를 쟀지?

딱 맞아 틀림없는 주인은 나였다

가락지를 끼고 값을 물으니 만원이라고ㅡ

만 원짜리 옥 가락지 손에 끼고 신바람이 난 내게 하는 짝꿍의 한 마디

ㅡ저리 좋을까ㅡ라며 활짝 웃는 짝꿍에게 옥 가락지 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동굴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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