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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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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04. 2023

신들이 탐낸 아름다운 여인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

거북바위
수로부인
순정공
십이지상
산에서 내려다본 임원항

수로부인헌화 공원이 자리한 삼척 남해산은 예부터 동해안의 일출 명소였다

이곳에 어떤 인연이 있어 수로부인을 위한 공원을 설치한 것일까? 궁금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다 보니 아!!ㅡ

수로는 순정공의 부인으로 향가인 헌화가가의 주인공이다

신라성덕왕 때 순정공이 강릉태수로 부임하러 가는 길에 절벽 위에 핀 꽃을 따달라고 한다 아무도 오를 수 없다고 할 때 홀연히 소를 몰고 한 노인이 나타나

ㅡ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ㅡ라는 헌화가를 하며 꽃을 따다 아름다운 수로부인에게 드렸다

또다시 길을 가다 삼척의 바닷가 임해정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던 중 바다의 용이 나타나 부인을 바닷속으로 데려가 버렸다

어찌할 바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는데 홀연히 한 노인이 나타나 사람을 모아 막대기로 땅을 치며 노래를 만들어 부르면 다시 부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이에 순정공은 노인이 시키는 데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며 막대기로 땅을 쳤다

ㅡ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남의 부녀를 약탈했으니 그 죄가 얼마나 큰가 네 만약 거역하고 수로를 데려오지 않으면

그물을 넣어 사로잡아 구워 먹으리라ㅡ라는

 해가를 부르자 정말 부인을 보내주었다

수로부인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신들이 탐을 내어 자주 납치를 당했다는 설화였다

이제 우리는 입장권을 사고 공원으로 향하는 거대 높이의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쏜살같은 속도로 산 위로 올려놓았다

멋진 복도?를 지나고 산길에 접어들어 정자를 지나고 완전 극기훈련코스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수많은 계단을 오르는데 힘을 내라고 계단사이에 많은 어록을 써놓아서 읽으며 낑낑 거리며 오른다 

길을 가다 보니 시누리대숲이 있었고 거북바위라는 이름표를 보고 바위를 보니 정말 거북이처럼 생겼는데 등껍질의 무늬도 거북이었다

화 속 수로부인을 태워다준 거북이인가?

이 거북 바위는 수로부인헌화 공원을 만들며 길을 내기 위해 대나무를 베었는데 그 속에서 나왔다 하니 수로부인의 설화 속 인연?ㅡㅎ

이제 저 앞에 커다란 청룡 위에 걸터앉은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남은 길을 올라 수로부인상 앞에서 보니 엄청난 크기의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용의 모습을 보며 작가의 표현력이 대단해서 절로 감탄이 나왔고 꿈틀거릴 것만 같은 용의 등에 다소곳하게 앉아 앞을 바라보는 수로의 아름다운 자태 또한 경이로웠다

감탄도 해가며 한 바퀴 돌아보고 앞으로 전진

? 막대를 든 사람들? 살펴보니 각계각층의 다양한 모습이다 아마도 수로부인을 위해 해가를 불렀던 모습인것 같다

맑은 날 울릉도가 보인다는 전망대는 맑은 날인데도 안보이는데?망원경과 씨름하다

돌아가니 산 중앙에 누구?

역시 순정공의 모습이다

순정공의 눈길이 청룡 위에 앉은 자신의 부인인 아름다운 수로를 향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본 수로의 눈길은?

역시 앞 산 위의 남편 순정공을 바라보고 있었구나

애틋한 모습이었지만 설화에서도 다시 만났으니ㅡ라며 돌아가니 커다란 수로의 얼굴 앞에 사진촬영 장소를 만들어 놓고 하트랑 십이지상등 다른 동물의 모습들도 있었다

그곳 중앙에 그네가 있었는데 서너 살 아이가 아까부터 그네를 뒤에서 붙잡고 있기에

나 타고 싶은데라고 하자ㅡ응

그네를 놓더니 내 옆에 엉덩이를 밀며 올라앉는다

같이 타자고?ㅡ응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발로 그네를 밀며 둘이서 그네를 타자 까르륵까르륵 웃는다

엄청 타고 싶었구나?ㅡ응

우리 사진 찍을까?ㅡ응 ㅡ또 까르르

찍는다ㅡ활짝 웃는 귀여운 녀석과 그네 친구가  수로부인 헌화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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