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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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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03. 2023

비운의 고려 마지막 공양왕 릉

추석 명절의 기간

우리는 삼척에 왔기에 삼척에 있는 공양왕릉 묘소에 참배를 하기로 했다

묘소 앞에 이르자 왕릉임을 알리는 것은 주차장에 세워둔 안내판이었다

그곳 안내에 따르면

공양왕은 고려의 마지막 왕으로 공양왕 4년 1392년 7월에 이성계가 조선태조로 즉위하며 그해 8월에 공양왕을 폐위하여 공양군으로 봉하고 강원도 원주로 보내 감시하다 태조 3년 1394년 3월 14일에 공양왕과 두 아들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로 옮기고는 한 달 후인 4월 17일에 모두 죽였다

삼척 공양왕릉에 대한 기록은 현종 3년 1682년 삼척부사 하목의 척지주와 철종 6년 1856년 김구혁이 쓴 척주선생 안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곳은 헌종 3년 1837년 가을에 삼척부사 이규현이 고친 뒤 1977년 삼척군수와 근덕면장의 노력으로 새롭게 단장하였고 매년 음력 4월 17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ㅡ라는 안내문을 읽어보고 묘지를 향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돌계단을 천천히 쉬어가며 올라 묘 앞에 섰다

안내문을 본 후여서인지 아주 옛 역사의 한 면을 장식하는 공양왕이었지만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 묵념을 하고 왠지 쓸쓸해 보이고 명절이라고 찾는 이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에 우리는 큰소리로 말했다

ㅡ명절에 찾아뵈었습니다ㅡ라고

왕릉 옆으로 있는 다른 묘는 아마도 함께 죽어간 아들들의 묘라는 것인데ㅡ

역사의 수레바퀴 앞에서 왕손으로 태어나 귀하고 귀하게 추앙받다가 그 빛이 쇠락하자 귀양살이로 마지막 삶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측은한 마음으로 묘지를 돌아보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는데 차랑한대가 들어온다

다리가 몹시 불편해 보이는 백발의 어르신과 부인으로 추정되는 분이  내리더니 안내판을 붙들고 한참을 서있다가 아주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신다

저렇게 불편하신 다리로 오르신다고?ㅡ서서 바라보고 있자니 한 계단에 두숨은 쉬어가며 천천히 오르신다

아마도 공양왕의 후손이 아닐지

저 불편한 몸으로 어쩌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하셔 저리 오르시는 것이 아닐까?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조선시대에는 목숨부지를 위해 성씨도 숨기며 살아왔을 고려 왕족의 가문들의 힘든 삶을 생각해 보며 천천히 차에 올랐다

역사의 수레 바퀴는 오늘도 돌고있다

단지 수레바퀴가 돌고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뿐ㅡ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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