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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붓
황금 들판을 보며ㅡ
by
한명화
Oct 15. 2023
차가 달린다
황금빛 들판도 함께 달린다
학교 갔다 오는 길의
어린아이들도 함께 달린다
책보 허리에 질끈 동여 매고
손에 손에 강아지풀 줄기 빼어 들고
황금빛 논두렁 따라 달린다
황금 들판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황금 들판 주인인 양 날아다니며
벼이삭 사이사이 신나게 놀고 있는
천고마비 계절 즐기는 메뚜기떼
아이들의 눈빛이 빛이 난다
아이들의 손길이 엄청 날래다
잠시만 지나면 싱글벙글 아이들
기쁨의 웃음소리 들판에
가득차고
강아지풀 줄기마다 가득 꿰어달린
메뚜기 손에 손에 가득하다
어서 집에 가서 구워 먹어야지
온 가족 둘러앉아 맛있게 먹어야지
저녁 짓던 어머니
아이고 메뚜기 많이도 잡아왔네
얼굴에 기쁨의 미소 가득 담기고
양철 도시락 들고 나오시면
줄줄이 메뚜기 그곳에 담아
장작불 사그라질 때 올려놓고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온 집안에 구수한 냄새
대문 밖에 놀던 막둥이가 달려오고
동생들도 덩달아 달려오고
형제자매 모두 둘러앉으면
뜨거운 양철도시락 들고 나오신 아버지
뚜껑 열면 노릇노릇 구워진 메뚜기
날개는 모두 사라지고 몸통만 가득
으ㅡ아 맛있겠다
자식들 골고루 입에 넣어주시면
맛있다 잘도 먹는 그 모습에
바라보는 어머니 행복한 미소
제비새끼 벌리는 입 하도 많아
아버지 손길 바쁘고
어머니 입에는 틈이 없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본 황금들판
잠시 어린 시절 데리고 와서
내 앞에 활짝 펼쳐 놓았다
반가움에 가슴이 울컥하고
그리워서 콧등이 시큰거린다
가신지 오랜 내 아버지 어머니
가슴절이도록 그리움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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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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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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