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건물에 오래된 핸드폰들이 먼지를 쓰고 전시되어 있었고 정면으로 가니 무대가 있었는데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왠지 그냥 가면 피아노가 섭섭해할 것 같아서 무대로 올라가 낡은 피아노 뚜껑을 열고 신나게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짝꿍이 부른다 그러고 있을 시간이 아니라며ㅡㅎ
피아노를 두고 내려와 보니 우편물 차가 들어와 그림벽 집 앞에 세워 가보니 그곳이 이 동네의 우편 집중국? 인듯하다
그 옆으로는 굳게 문이 닫힌 모운동 사진관도 있어 다시 한번 돌아보는데 우리가 차를 세운 곳은 주차선이 있는 주차장이었고 옆으로 커다랗게 운탄고도란 이름표가 붙어있었다차가 내려온 길가집 앞에 노인 한분이 무료한 모습으로 대문 앞에 앉아계셨는데 그 시선 앞에는배추밭안쪽에서 일하고 계시는 여인의 모습도 보여고개가 끄덕여졌다
저 노인이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ㅡ
좀 위쪽으로는 옥장교회의우뚝 솟은 십자가의 모습에 이 깊은 산속 마을에도 교회가 있었구나라며 다시 생각해 보니
석탄산업이 왕성한 시기였다면?
많은 주민들이 살았을 것이고 생기 왕성했을 마을이었겠지 ㅡ
석탄산업의 쇠락과 함께 마을도 고립마을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름표에서 보았던 모운동의 Happy 라 쓰인 주변 집들과 어울리지 않은 지은 지 오랜 것 같지 않은 현대식 건물이 우뚝 서서 이 분지의 집들을 내려다보는 듯했는데
오래된 집 몇 곳에 그려놓은 벽화로 벽화마을이라고?
그렇네 벽화는 벽화니까ㅡ
별달리 돌아볼 곳이 없어 다시 길 따라 올라 두어 집의 벽화그림을 스치며 모운동 벽화마을을 떠나 다시 운탄고도의 드라이브 길에 올랐다
내려오며 불화박물관을 찾아갔으나 우람한 건물 앞에 초라한 매표소도 있었는데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마당에는 풀이 자라 스산한 기운마저 있어 그곳을 나왔다
근처에 망경사를 찾아 꼬부랑 숲길을 조심스레 달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따라갔더니 숲 속에 작은 공터가 주차장ㅡ 차에서 내려 다시 좁은 숲길을 한참을 걸어가야 망경사라고?
세상이 험하고 깊은 산속에 차를 세우고 인적도 없는 숲 속 길을 다시 걸어야 한다니 마음이 내키지 않아 그동안 숫한 절을 봤으니 그냥 내려가자고 합의 그곳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