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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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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18. 2023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한산모시의 아름다움

한산모시 마을을 찾았다

주차장 입구에 커다랗게 한산모시 공예마을이라 쓰인 입간판이 주차장을 안내하고 있었다

주차 후 공예마을을 들여다보았다

그리 크지 않지만 몇몇 가계에서 모시 관련 일을 하고 계신다

한 곳에 들르니 어르신 네 분이 모시를 째고 계셨다

모시나무껍질을 벗겨 물에 불궈 그것을 손톱으로 가늘게 째어 내는 것인데 짝꿍은 할머니가 생각난다며 할머니는 모시보다 더욱 섬세한 명주를 짜셨다 했다

베틀에 몸을 묶고 앉으셔서 몇 날 몇 달을 베틀에서 언제 내려오시는지 명주 한필을 다 짤 때까지 할머니와 베틀이 하나인 듯했다며 할머니의 노고와 그리움을 쏟아냈다

모시 째는 어르신들의 모습에는 내게도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왔다

동네 아주머니들이랑 한 곳에 모여 삼베를 째고 잇고 베틀에 엮고 베를 짜기까지의 여정도 꽤 길었다 아련한 추억을 나누며 머플러를 만드시고 예쁜 브로우찌며 액세서리를 만드시고 또 멋들어진 부채를 만드시고 다양한 우리 것들을 수공예로 만들어내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는  길 건너 전시장으로 향했다

베틀이 전시된 곳을 지나 한산모시 전시관을 향했다

전시관에는 색을 입힌 모시가 길게 늘어 펼쳐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 은은한 색들은 내 영혼까지도 몰아치는 감동으로 담겨왔다

또 다양한 옛 복식과 만드는 과정 등을 살펴보며 우리 것의 소중함과 우리 것들이 우리 실생활에서 멀어진 안타까움도 함께 다가왔다

전시관을 나와 판매장으로 향했다

모시로 만든 옷들이 전시되었나?

아님 그 옷을 입어 줄 주인을 기다리나?

그다지 친절해 보이지 않는 그저 사무적인 직원의 곁을 지나 옷들을 살펴본다

너무 아름답구나

정말 잠자리 날개 같네

한 여름에 아주 시원하겠다

손질은 쉽지 않겠는데ㅡ라며 돌아보는데

그런데 이 옷들은 전시용품인 듯하다

만져보지도 못하게 하고 입어 본다는 건 노ㅡㅡ 심지어 진열대 옷도 걸쳐 볼 수도 없다는 것

어이없는 건 사진도 찍지 말라고?

멋진 옷을 찍고 싶었지만 입구에서 만ㅡ참내

옷 전시장이라면서 그 취지가???

그 가격은?

우ㅡ와! 비싸구나

명인들의 작품이며 수공예품이라고 얘기 나누며 그러기에 이해가 된다고 말하면서도 심지어 머플러 하나에도 크게 망설여지는 가격을 보며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와서 그저 나처럼 눈으로만이 아니라  망설임 없이 하나씩 기분 좋게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 본다

우리의 귀한 문화유산인 모시가 대중 곁으로 더 다가올 수는 없는 것일까ㅡㅡ라는 생각을 하며 여행객의 입장에서 부담 없이 한 가지쯤 기념 삼아 구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를 속삭여 보고

우리 것을 더욱 빛낼 수 있는 것은 관계자의 자세가 더 요해ㅡ라며 그곳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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