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란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Nov 17. 2023

논산의 견훤왕릉

햇살 내리쬐는 늦은 봄날 

여행지의 한 코스에 견훤왕릉이 찍혔다

그곳은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ㅡ

내비를 따라 도착한 곳은 작은 동네 안?

주차 후 내려보니 작은 공원이 있고 견훤공원이라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봄꽃이 핀 작은 공원 안에는 정자가 있었고 어르신들이 계셨다

공원 옆길을 따라가니 계단으로 가시오ㅡ 안내와 바로 길 앞에 교회 옆으로 돌아가니 계단이 있었다

발길 많지 않은 한적하고 호젓한 산길을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오르는데 둘이기에 여유롭고 평안한 마음으로 산길을 오를 수 있는 것 같다

한참을 오르니 커다란 묘가 나타나고 그  안내문이 한글과 영어와 일본어로 쓰였다 일본과 가까이 지냈던 백제이기에 일본어도 쓰여있나 보다 라며 왕릉을 둘러보았다

세운 지 오래되지 않은 비와 안내문등이 있었고 그 흔한 문인석 하나 없었다

왜인지 쓸쓸한 왕릉? 인정받지 못한 왕릉?

생각이 많았다

손안에 사전을 찾아보았다

신라장군의 아들로 나라의 혼란기에 군대를 일으켜 나라를 세워 지금의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40여 년간 통치를 했으나 아들들의 도발로 금산사에 걷히기도 한 비운의 왕이다 하지만 그곳을 탈출 다시 왕좌에 앉았으나 걱정이 심히 많아 등창이 생겨 936년 황산불사에서 죽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실려있다고ㅡ

그는 죽으며 유언으로 도읍을 세웠던 완산이 그립다는 말을 하고 눈을 감자 묘를 쓸 때 지금의 전주가 잘 보이는 곳에 묻혔다한다ㅡ

견훤묘는 커다란 봉분 앞에 1970년 견 씨 문중에서 세운 비석이 있었고 주변에는 왕의 묘로 지칭할 아무런 시설이 없었으며 남쪽으로  전주의 뒷산이 잘 보이는 곳이다

왕의 묘? 후백제 견훤의 묘? 그런가?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계단을 내려와 보니 아직도 어르신들이 정자에 계셨다

어린 시절 동네 정자가 생각이나 다가가서 여행자의 간식인 초콜릿을 꺼내 하나씩 드리니 이런 날도 있느냐ㅡ며 좋아하신다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주차장에 오니 주차장 옆 길게 누운 밭에 괭이질을 하고 계신 할아버지가 계셔 날씨가 꽤 뜨거웠는데 일을 하시니 마음이 짠했다

할아버지! 뭐가 심겼어요?라고 묻자 땅콩을 심었는데 이렇게 땅이 부드럽게 해주어야 한다신다

초코렡 하나 드릴게요ㅡ라고 하자

활짝 웃으셔서 하나를 꺼내 드리니 바로 까서 맛있게 드신다

많이 힘드셨던 모양이다

맛있게 드시며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가신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울컥

그래 이 또한 귀한 인연이지 ㅡ라며

허리를 펴고 괭이에 기대서서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며 그곳을 떠나왔다.

ㅡ서랍속 잠자던 글을 꺼내 놓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DMZ 전시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