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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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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20. 2023

목포에 갔었어

11월 10일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목포에 갔었다

동네 일꾼들과 이른 아침 6시에 출발 네 시간이 넘는 길을 달려 목포에 도착

첫 코스가 유달산 케이블카 탑승 ㅡ

하지만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 코스를 급 변경해야 했다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ㅡ

때문에 노적봉과 유달산 산 위 정자를 돌아보는 데도 워낙 바람이 거세어 모자가 날아가 버리기도 해서 반짝 머리를 패션모자로 연출했던 분들의 민머리를 보게 되어 뱃살을 쥐고 웃기도 하며 두 번째 코스 갓바위를 향했다

딱 2년전 코로나시기에 마스크 단디쓰고 목포 10박 11일의 여행으로 목포 주변을 다 돌아보았기에 그저 주변에 다가오는 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엄청난 숫자의 셔터소리를 내며 함께 즐겼다

갓바위를 처음 대하는 분들의 탄성은 들어도 들어도 공감할 수밖에ㅡㅡ

자연의 바람과 비가 바위를 풍화시켜 이 처럼 거대한 작품을 빚었다는 게 그저 신기하고 오로지 자연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기에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에 서 있는 갓바위는 언제 보아도 신비롭다

갓바위를 본 후 금강산도 식후경!ㅡㅡㅡ

미리 예약된 횟집으로 직행했는데 거 하게 차려진 식탁을 본 순간 뱃속으로부터 어서 들어오라는 아우성이 들린다

음식은 깔끔하고 직원응대는 친절하고

먹다 보니 사장님인 듯 한분이 올라오셔 부족한 점을 묻는다

ㅡ사장님! 목포에 왔는디 홍어 딱 한 젓가락 인사허네요 횟감도 있고 골고루 많은디 홍어 한입 언제 사라져부렀는지ㅡㅡ라며 웃자 알았다시며 가시더니 잠시 후 홍어와 소라를 가져오셔서 홍어를 슬쩍 내 앞에 놓아주셨다

덕분에 울팀원들 다시 한입씩 홍어를 먹었는데 워낙 비싸서 넉넉하게 못주어 미안하다신다

화기애애하고 넉넉한 음식이 오가는 점심식사 후 케이블카 대신 유람선을 탔다

바람이 심해서 걱정이 되어 갑판이나 밖에는 위험해서 배 안에서  차를 마시며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을 즐기자니 ㅡ

참 이게 뭐지?

왕복 아홉 시간을 차 안에 실려 오가는 데

배 안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다니ㅡㅡ

하지만 어쩌랴ㅡ바람이 심해서 계획을 축소했으니ㅡㅡ

유람선에서의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 건어물 가계에 들러 참석자 모두에게 50,000원 상당 물건을 마음대로 고르라 했다 선물이라며ㅡㅎ

그 돈은? 여기까지 올 때 차 안 노래방의 서비스로 노래를 부르고는 50,000~100,000원의 찬조금을 기분 좋게 내게 되는데 그 돈을 선물비와 커피값등으로 소모하기에 어쩌면 내가 내 돈 받는 샘이지만 모두가 공짜선물처럼 신이 나 있다

각기 좋은 선물들을 고르고 난 멸치와 액젓을 골라 차에 올라 귀로에 올랐다

시간이 늦어져 정암휴게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오후 10시 30분쯤 귀가를 했는데ㆍㆍㆍㅠㅠㅠ

난 코로나 감염으로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남은 꼬리 열심히 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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