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시래기와 고향

by 한명화

우연히 마주친 시래기 풍경

가슴이 뭉클하고 눈가가 촉촉

이제는 멀어져 간 내 고향

기억 속에 잠겨있던 고향집이 온다


초가지붕엔 하얀 눈이 쌓이고

처마엔 고드름이 주렁주렁

형제자매 손에 손에 하얀 고드름

아이스크림처럼 손에 들면

손이시려 이손 저 손 넘겨가며

마주 보고 까르르 웃음소리 넘치고


뒷담장에 엮어 걸어둔 마른 시래기를 아버지가 가져다주시면

음식솜씨 좋으신 어머니는 맛깔나게

된장 양념해서 끓여 내시고

옹기종기 둘러앉은 일곱 남매

맛있게 먹어대던 그 시래기


시골집 담장에 걸린 시래기

어린 시절 고향집 그림 펼쳐주어

가신지 오랜 그리운 부모님이 오시고

이제는 모두 가정을 이룬

형제자매 일곱 남매 어린 시절이

그리움으로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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