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람 붓

삶을 위해

by 한명화

몇 날을 불어 온 찬바람은

호수를 꽁꽁 얼려 놓더니

하얀 눈 내려 호수를 덮었다

행여 추울까 하얀 솜이불 활짝 펼쳐


호수는

새들 배고플까 걱정이 되고

새들 목마를까 염려되어

얼지 않는 작은 호수 만들어 두었다

까만 가마우지들

하얀 눈길 안의 작은 호수 본다

저 눈길에는 앞서간 발자국 무수하구나

삶을 위해 걸었구나

시린 발 참아내며 걸어갔구나

삶이란

눈길의 시린 걸음도

가시밭길의 아픈 고통의 걸음도

걸어내야 하는 것

가마우지들 용기 내어 걷는다

작은 호수를 향해

앞선 발자국 길을 따라 걷는다

삶을 위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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