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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an 12. 2024

대화에 그가 보인다

매월 1회의 회의를 마치고 저녁 식사도 하고

누군가 외쳤다

차 한잔하고 갑시다ㅡ라고

찻집에 자리하고 앉아 나누는 대화 중 누군가  

농촌 지도소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구했다고,

다른 누군가 말한다

ㅡ우리 남편도 대기업 정년퇴직했는데 가만히 있질 못해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원하는 일자리가 특이하다며 청소원 일을 하고 싶다신단다 왜냐하면 계속 움직이며 돌아다녀야 직성이 풀린다고 지금은 텃밭 가꾸기를 하시는데 곁에 다른 밭까지 돌보아주니 주변인들이 좋아한다며ㅡ

그래서 한마디

ㅡ마누라가 늘 바쁘게 이일저일 한다며 곁에 있어주지 않으니까 외로워서 그러시는 것 아니냐고 평생 일하셨는데 이제는 둘이서 여행 다니면 돌아다니니 일석이조겠네ㅡ

그때 곁에 있던 50대 후반~60대 초반의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외친다

ㅡ그런 미친 짓을 하라고요?

깜짝 놀랐다

그 의미도 놀랍고 거의 같은 연령대의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외쳤으니 너무 놀라서 왜?라고 하자 그녀들이 앞다투어가며 말한다

ㅡ언니! 그 말이라고 하세요?

ㅡ둘이서 무슨 재미로 가요

ㅡ 가서 뭐 싸울 일 있어요?

ㅡ여행은 친구들과 가는 거예요

그 모습들이 너무 어이없어 한마디

ㅡ이 사람들아 나이 먹어 봐 누가 끝까지 곁에 있을 것 같아 지금 그렇게 말해도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지금부터라도 노력들 하셔ㅡ

둘 중 한 명은 눈빛의 변함을 느꼈다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 노력해야겠네요

언니! 저도 나이 꽤 많거든요ㅡ라고

그녀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로 답해 주었다

다른 한 명의 눈빛은 변함이 없다

별소릴 다한다는 듯

말도 안 돼! 

여행까지 같이 다니라고요?ㅡ란다

그녀의 모습에 행복이란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사람일까? 안타까웠다

곁에 앉아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는 내 눈에 그녀들 부부의 미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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