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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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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r 06. 2024

표정 그 아름다움

3월 초, 먹거리 장을 잔뜩 안고 와 냉장고를 채우는 아들 며느리와 팔당호 앞 붕어찜을 먹으러 갔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가까이에 있는 얼굴 박물관에 들러보자고 짝꿍이 인도했다

문을 오늘부터 연다는 내를 읽은 며느리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날씨가 추워 문을 닫았다가 오늘 열었다며 입장료 계산하시던 큐레이터 분이 깜짝 반긴다

이 추위에 가족들이 찾아주어 고맙다며

정말 멋진 가족ㅡ이라고 칭찬을 한다

반가움에 앞장서 안내하시는 모습에 미안해서 우리가 천천히 돌이 보겠다고ㅡ

얼굴 박물관ㅡ

입구에 들어가니 여러 가지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중문을 열고 입장하자 90세가 훌쩍 넘으셨다는 박물관 관장님의 얼굴작품이 있었고 여러 연예인들의 얼굴 사진을 비치하고 있었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며 천천히 돌아보니 다양한 얼굴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표정이 하나 같이 평온하고 기품이 있어 보였다

그냥 지나치며 보면 험상궂어 보이는 작품도 그 앞에 서서 찬찬히 들여다보며 교감을 이루면? 그 안에 너그러운 마음이 내재되어 있음이 느껴져 신비로웠다

또 전시장 내에서 공연이나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지역 문화 발전에도 힘쓰는 듯했다

또 밖에 전시된 풍경도 예사롭지가 않았는데 전라도 강진에서 옮겨 왔다는 고풍스러운 한옥 관석헌 마당에는 다양한 동자석과 문인석이 자리하고 오른쪽 옆마당의 풍경은 고즈넉한 정원이었다

또 왼쪽 옆으로 가니 또 다른 옛 조각품

얼굴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을 관장님께서 직접 다 모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념이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관장님 같은 분이 계시기에 우리는 편히 감상할 수 있구나라며 감사해했다

얼굴박물관에서 수많은 표정들을 살펴보고 그 표정들 속에 평온함이 깃들어 있음을 깨닫게 되며 인생의 길을 가며 은발을 입은 나 자신의 표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언제인가 길을 가다가 마주한 어르신의

평온하고 인자한 모습을 닮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심었었는데 잘 가고 있는지 가만히 뒤돌아보며 돌아오는 차 안 백미러에 비친 나의 표정을 들여다보았다

더 노력해야겠다면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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