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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람 붓

찔레꽃이 피었다

by 한명화

5월!

찔레꽃이 피었다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은

꼬맹이의 그날을 펼쳐 놓았다


디딜방아에 꽁가루 빻던 그날

방아를 찧으시는 어머니

체에 쳐 고소한 콩고물 만드시고

오도카니 앉아 바라보는 내게

씽긋 미소 보내시더니

부엌에서 찬밥 한 덩이 가져다가

콩고물 찧던 디딜방아 절구에

찬밥을 쓱쓱 비벼내더니

어느 사이 노랗게 된 콩고물밥

내손에 들려주신다

어여 먹어 봐 맛있을 거여ㅡ


찔레꽃이 피었다

콩고물 입어 희고 노란 그 밥이랑

씽긋 미소 짓던 어머니 모습

찔레꽃 속에 담아 두었다

디딜방아 쿵덕이던 시골집 방앗간

고소한 콩가루 냄새 코에 스미고

노란 콩고물 입은 밥 손에 들린다

5월!

찔레꽃이 피었다

꼬맹이의 그날도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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