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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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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06. 2024

반계수록 편찬지를 찾아서

반계서당

고창 청보리밭 행을 계획하며 돌아오는 길에 들러야 할 몇 곳이 이미 짝꿍의 계획안에 있었고 그중 한 곳인 반계서당을 찾았다

동네 안 같은 곳 이곳에 뭐가 있을까?

그 길 끝에 커다란 돌비가 서있었다

ㅡ실사구시ㅡ

정약용의 실학사상을 나타내는 말로

현실의 일들에서 뜻이나 원리를 구한다는 뜻

이곳이 구나

차를 세우고 화살표의 방향을 따라 산길을 오른다

오전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모르는 남의 동네

아무도 없는 산길을 오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둘이니까 가능하지 혼자는?

어림도 없을듯한 산길을 오른다

데크길도 이어지는데 오래되어 잘못하면 발이 빠질까 조심조심 걷다가 내글을 만나면 읽어 보며 힘들게 데크길을 한참을 오르자 이번엔 확 트인 가파른 돌다듬길이다

너무 힘들어 돌아갈까 하는 지점 저 앞에 건물이 살짝 보였다

다 왔구나라고 안도하며 오르니 반계정이다 정자가 멋스럽고 바로 앞이 반계서당이었다

반계앞에 우물이 있는데 이 은 산속에 우물이 있다니 놀랍다

반계정 옆에 안내글들을 읽어 보고 서당에 들어서니 안에도 크기가 더 큰 우물이 있었다

바깥 우물과 안 우물을 보니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이 꽤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계서당한 바퀴 돌아보는데 뒷돌담 위에 다람쥐 두 마리가 즐겁게 놀다가 잠깐씩 멈추어서 바라보며 인사하는 것 같다

이곳에 잘 오셨다는 듯ㅡ

반계서당을 한 바퀴 돌아본 후 잠시 멈추어 서서 반계정 뒤로 보이는 경치를 감상하며 반계 유형원 선생을 생각해 본다

1622~1673년까지 살다 간 실학자 류형원 선생은 한성에서 태어났으나 32세 때 이곳 우반동으로 들어와 살며 20여 년 동안 연구하며 쓴 반계수록은 26권 13 책으로 국정 전반의 개혁에 대해 쓴 책이다

그의 실학적 개혁론의 주요 내용에는

소농민, 상인 등 피지배층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혁신적인 구상이었으며 반계수록은 현재 국립 중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류형원은 한성에서 태어났는데 굳이 왜 이곳에 왔을까?

이곳에는 그의 8대 조상인 류관이 조선 개국원종공신으로 받은 토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ㅡㅡㅡ

학창 시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반계수록의 편찬 지를 만난 경이로움에 이곳에 데려와준 짝꿍에게 감사하며 다시 가파른 내리막의

돌길을 내려가야 된다는 사실에 내 눈길은

돌다듬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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