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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ug 11. 2024

빈 둥지의 꿈

새벽이면

떼창으로 잠을 깨우는 매미소리

여름이라고

여름이 가고 있다고

저리도 외치나 보다


산책길

나무기둥에 달린 매미의 빈 둥지

왠지 쓸쓸하고 안쓰럽다

오랜 시간 어두운 땅속에서

오로지 한 가지 꿈 키웠을 


어둠 속 몸을 지킨 갑옷  

세상빛이 여지없이 벗겨주어서

나무기둥에 미련 없이 걸어두고는

비단 날개 활짝 펴 날아올라

여름이라며 목청껏 노래 부른다

맴~~ 맴~~ 맴

얼마나 기다렸던 꿈이었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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