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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지역상품권 10%의 위력

by 한명화

시 상품권이 오늘부터 발매되고 있다

1~3월까지 5000억의 상품권을 발매한다는 소식에 카톡방이 들썩인다

지난 추석 오랜만에 10%의 상품권 발매에 조금 느긋했던 사람들은 두 번째 날에 구매하러 갔다가 빈손이었다며 아무래도 빼돌린 건 아닌지 성토하는 목소리도 들렸었다

물론 우리도 구매의 기회를 놓쳤으니까

경제가 어렵고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 많은 은퇴자들에게는 10%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지역삼품권은 그만큼 매력적이다

때문에 관심이 그만큼 높다

오늘 아침, 우리는 은행이 문을 열 시간보다 좀 일찍 집을 나섰다

아직 10분 전인데 기다려야겠네 ㅡ라며 도착한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벌어진다

세상에!

벌써 저리도 긴 줄이 섰네ㅡ너무 놀라 줄을 따라가다가 끝자락에 짝꿍과 같이 선다

은행 문은 아직 견고하고 뒤로 꼬리가 계속 길여지고 있다

은행 문이 열리고 줄을 따라 들어가며 벌호표를 뽑는다

143,144,145~많이도 기다려야겠구나

어차피 상품권 구매자의 줄에 끼었으니 같이 기다려 볼 밖에ㅡ

긴 기다림 후 1인당 45만 원을 내고 각 50만 원의 상품권을 받아 들고 웃는다

집에 돌아오니 딸이 어이없어하며 이 추운 날 왜 그 긴 기다림을 하시느냐며 모바일로 집에서 편하게 받으라며 각기 통장에 상품권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신청해 주고는 담부터는 이곳에다 받아 체크카드처럼 편하게 쓰란다

그러면서 한마디

그곳에 젊은 사람들이 없는 이유는 다들 모바일로 다운로드하여 쓰기 때문이라고ㅡ

딸이 전부터 모바일을 말했건만 귓등으로 듣고는 이 추운 아침 한 시간 이상을 들여가며 굳이 종이에 찍힌 상품권을 손에 들고 온 행동은 어쩔 수 없이 세월 먹으며 틀에 박힌 사고력에 헛웃음이 나온다

그래!

딸 고마워ㅡ

나도 좀 더 문화의 틀을 다양하게 누리며 젊게 사는 법을 누려볼게ㅡ

그래도 모바일은 모바일이고 종이 상품권은 나름의 쓸 곳이 있으니까ㅡ

민망함에 굳이 변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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