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10여 년이 훌쩍 넘겨 20년을 저만치 둔 오랜 날들 동안 설과 추석 명절이면
아파트에 근무하시는 관리실, 기계실, 경비실, 청소담당 하시는 분들을 위한 선물 구매 담당이 되어 버렸다
아파트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작된 일이다
처음 이 일을 맡게 되었을 때 전에 했던 선물 가격과 어떤 선물을 했는지 알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다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의 인사가 너무 약소해서였다
이건 아니다 싶어 어차피 주민들 부담이 아닌
과외로 들어오는 잡비로 충당하는 것인데 일 년 두 번의 명절선물을 바꾸기로 했다
예전 선물비 200%를 올려도 30000원대로 명절가까이 대형마트에 가면 30% 이상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나름 선물이라고 들고 가시기에 좋으실 선물을 구매할 수 있었다
처음 선물을 바꾸었을 때 받으시는 분들의 밝은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걸 주는 거요?ㅡ라는 말씀도
덕분에 처음 구매 때는 너무 과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과하다는 말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설명을 했었다
이젠 예전보다 물가가 많이 올라 선물비도 올랐지만 예산이 편성되어 있어 구매하는 마음이 많이 편하다
어제도 2025년 설 선물을 구매하고 왔다
이번에는 의견을 들었기에 종목을 바꾸어 선물을 구매하고 관리실에 들러 영수증을 제출하고 배송날짜를 알려주자 경리주임이 묻는다
뭘 사셨어요?
주부인 주임님 의견이 있었다는 걸 참고해서 잘 샀네요
영수증을 받아 든 경리의 눈의 커진다
와! 이렇게 사셨군요
너무 좋은데요? 라며 실속 있다 한다
애쓰셨네요 라며 미소를 띠고 다가오는 관리소장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니 이젠 다른 분에게 부탁하라고 하자 그는 웃으며
ㅡ아닙니다, 이건 감사님 업이에요
일을 그만두셔도 선물구매는 계속해 주셔야 합니다 누가 그렇게 신경 써 주겠어요ㅡ란다
관리실을 나오며 생각해 본다
좀 힘들어도 수고하시는 고마운 분들에게 드릴 명절 선물이어서 늘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날짜에 예산안에서 그래도 값이 조금은 있는 선물을 구매하려 노력했는데 알고 있나 보구나 ㅡ라며 빙그레 웃어 보았다
올 설에도 선물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생각하며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