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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제발 신경 좀 쓰고 살자

by 한명화

며칠 전 좋아하는 노래를 듣기 위해 유튜브를 넘기는 중 한 곳에 시선이 머물렀다

멋쟁이 미용강사분이 아마도 수강생인듯한 분들에게 설명을 해가며 70대 초반이라는 방문하신 분의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이었다

방문손님의 머릿결도 내 머릿결처럼 부스스했는데 강사분께서는 정성을 다한다

자! 이쪽의 머리는 이렇게 15도를 옆으로 올려 뿌리만 살짝ㅡ보셨나요?

옆머리는 짧으시니 아주 살짝 손만대시고ㅡ

뒷머리도 자~이렇게 올려 살짝 ~보셨나요?

부드러운 멘트와 함께 머리를 손질하고 있고 수강생들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흉내처럼 손놀림도 해가며 집중해서 배우고 있었다


결혼해서 지금껏 짝꿍의 머리를 손질하고 꽤나 멋스러운 아들이 자신의 머리도 들이밀어 두상을 고려하며 손질해 주었었다

그러다 보니 딸의 긴 머리도 내 머리도 스스로 가위질을 했다

아들은 결혼하고 며느리가 몇 번 들여다보며 배우더니 도전을 해서 아들 머리로부터는 해방이 되었다

머리 손질을 배운 적은 없지만 나름 손질을 잘했으니 멋쟁이 아들이 투덜대면서도 자신의 머리손질을 맡겼었겠지ㅡ


가족들의 머리손질에 나름 긴 시간을 투자했으니 당연 두 눈을 반짝이며 나 또한 수강생이 되어 강사님의 방법에 고개를 끄덕여 가며 새겼다

그리고 엊그제 도전!

머릿결이 세월 먹고 엉성해져서 단발로 잘랐는데 부스스하고 질서가 없어 여간 신경이 쓰였기에 화장대 앞에 종이를 깔고

가위를 들었다

스스로의 머리가 파마 때는 웨이브가 있어 자르기 쉽지만 단발머리 손질은 용기가 필요했기에 강사님의 방법을 생각해 가며 빗으로 살짝살짝 들어 올려가며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자르고 어우러짐을 고려해 가며 조심스레 손질하다 보니 머리가 깔끔 해지고 살짝 예전의 모습이 보이는 듯도 했다

짝꿍에게 부탁해 혼자서 도저히 안 되는 뒷머리 길이를 손질하고 나니 짝꿍의 한마디

와!~깔끔하고 십 년은 젊어졌네ㅡ라고

내친김에 짝꿍에게 부탁해서 염색도 하고 나자 거울에 비친 모습이 정말 달라져 있었다

근래에 들어 거울을 보면 어머니 모습이 보였는데 오늘은 명화가 있었다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하는 부탁 한마디

좋잖아!

제발 신경 좀 쓰고 살자ㅡ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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