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설 대목장날이라 해서 아주 오랜만에 모란장 나들이에 나서며 모란장의 시초에 대해 잠깐 살펴보았다
6.25 때 홀어머니를 평양에 두고 남쪽으로 피난온 김창숙 씨가 모란 근방 땅을 개간하고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는 평양 모란봉을 생각하며 모란이라 이름 짓고 생필품 구매가 어려운 때이므로 이곳에서 5일에 한 번씩 생필품을 조달해 팔았던 것이 번창해 5일 모란장으로 발전한 것이라고ㅡ
시내버스를 타고 모란에 내리니 벌써 길가가 온통 장터가 되었고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걸어야 했다
한참을 걷자 건널목이었는데 정말이지 도로를 가득 채운 사람들이 건너오고 건너가는 모습이 실로 인산인해였다
길을 건너 가려다 바로 앞에 가게에 많은 사람들이 과일구매를 하고 있어 살펴보니
아주 큰 단감이 16개에 10,000원이라고?
저리 큰 사과도 일곱 개가 10,000원? 과일을 엄청 저렴하게 팔고 있기에 우리도 감과 사과를 사서 짝꿍 배낭에 넣고는 마치 횡재? 한 느낌으로 길을 건넜다
입구에 모란전통시장 이름표가 길 가운데 떡 버티며 반기고 예전에는 눈길 주기 힘들게 개고기를 팔던 그 즐비한 상가가 이제는 모란 흑염소 특화거리로 탈바꿈되어 있었으며 옆 골목에는 농사지은 농산품을 팔고 있는 분들의 터전이었다
다시 많은 사람들 속에 끼어 앞쪽으로 길을 건너 본격적적인 모란 5일장으로 진입했다
새롭게 모란장을 정비해 처음 열었을 즈음에는 종목구분 없이 중구남방이었는데 이번에는 종목 구분을 해서 돌아보기가 수월했다
짝꿍은 벌써 기계들을 파는 가판대 앞에서 맘에 드는 무언가를 들고 주인에게 값을 묻고 있었고 가지가지 상품들과 농산품, 공산품, 화회농장을 통째로 옮겨온 듯한 아름다운 꽃들이 손짓하고 있었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다가 향수를 부르는
센비과자를 만났는데 다양한 과자류가 전시된 가판대에서 나의 손은 센비과자를 가리켰고 눈치 빠른 주인은 벌써 비닐봉지에 과자를 담고 있었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묻자 얼른 봉지를 짝꿍에게 건네더니 V를 만든 손을 얼굴에 대고 웃는다
유쾌한 웃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나오다 동태포를 싸게 판다고 외치는 목소리에 설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동태 전을 부칠 생각에 동태포도 사고 나니 역시 모란장에서는 물건값이 저렴하고 분위기도 활기차서 즐겁게 구매하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인파 속에 밀리며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린 시절 명절 대목장을 보러 간다시던 너무도 그리운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리는것 같아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