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바람 붓

섣달그믐 날에

by 한명화

설맞이 휴일이다

명절이면 수많은 가족들이 만나 정을 나누러 귀성과 귀경을 한다

모두가 기다리던 설맞이 연휴

그런데 어쩌나

어제부터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잔뜩 찌푸린 하늘은 눈을 양껏 만들어 안고 있었나 보다

어제는 근래에 보기 드문 눈보라의 날

고향 찾아 나선길이 위험할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들려오는 소식들이 여기저기 교통사고소식이다

어쩌나, 문밖에 시선 두고 가슴 졸이며 기다리실 부모님들의 가슴 치는 울음도 있을 것인데ㅡㅡㅡ


섣달그믐

오늘도 눈이 내린다

어제의 눈보라는 아닐지라도 조심조심 내리는 눈의 걸음이 쉼이 없다

예전에는 시댁에서 만두빚을 준비하던 시간

이젠 양가의 부모님은 그리움으로 남고

그 자리에 서게 된 우리 부부ㅡ

창밖에 눈이 내린다

나뭇가지에도 주차된 차들 위에도 행여 섣달그믐이 추울까 봐 하얗고 두툼한 솜이불 덮어 주었다

창틀에도 하얗고 보드랍게 쌓여 빙그레 미소 지으며 우릴 바라보고 있다

평안하고 복된 설맞이 하라며ㅡ.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배려하는 사랑이 필요해